존재의 사랑
네가 존재 자체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면
그때는 내가 필요 없을 것이야.
인간으로 이렇듯 사랑을 익혀갈 수 있음이 얼마나 좋으냐.
그런데 말이야.
사랑은 비교할 수 없는 거란다.
우주의 사랑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조차도 오만이 아닐까?
그저 어떠한 사랑이라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면
살아있는 것이고 감사한 일이로구나.
지상에서 내가 품었던 사랑들이
어느 하나 비중이 작다고 할 수 없으리.
그 순간 두 영혼이 교감을 이루고 진심을 나누었다면
부러울 것 없는 우주가 된 것이었으니
무엇에 비하겠느냐.
또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모두를 품을 수 있었기에
추하지 않고 향기가 오래 남을 수 있었느니라.
그러기 위해서는 진심만이 필요하지.
진심이니라.
재고 거래하는 사랑이 아니라
전부를 주고 전부를 받을 수 있다면 원이 남지 않으리.
하나에 최선을 다함은 다른 것에도 그럴 수 있음이니
누구도 원을 품지 않을 것이다.
아...... 정겨운 시절이었구나.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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