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2

 

번뇌는 무엇인지요?

 

과정이다.

모든 것의 과정이 번뇌이다.

어떤 깨달음이 올 때마다 그 전 단계에 찾아오는 것이 번뇌이다.

따라서 번뇌는 우리 수련생에게 양식이자 또한 극복해야할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번뇌 앞에 무릎 꿇으면 다시 일어날 생각은 않는 것이 좋다.

번뇌는 가장 친해야 할 친구이며 가장 멀리해야 할 적이지도 한 것이다.

번뇌는 모두 자기의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떠남에 있어 깊은 뿌리를 거두어 들고 떠남이 그리 단순치는 않다.

번뇌가 없으면 깨달음도 없다.

번뇌가 오므로 우리의 도의 길은 한층 차원을 달리할 수 있고,

작든 크든 하나씩 극복을 하므로 먼 길을 갈 수 있는 영양소도 되는 것이다.

 

번뇌를 두려워하면 수련에 들 자격이 없다.

평상(平常)으로 돌아가라.

평상에서는 번뇌를 특별히 구별해서 보지 않으므로

그것이나 저것이나 모두 같은 범주에 넣고 보게 되어 한결 견디기가 쉬울 것이나,

수련에서는 번뇌를 구별해서 보므로 괴로운 것이다.

 

무아(無我)는 진(眞)이라고 생각하나 번뇌와 무아는 한 손바닥과 손등의 차이이니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번뇌에 대해 잘 생각해 보도록 하라.

 

 

 

[ 한국의 선인들 3권, 14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