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훈련은 길지 못하였습니다. 잠시 하다가는 쉬고, 잠시 하다가는 쉬고 하였으므로 훈련이 제대로 될 것인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제대로 된 전술 교범이 없는 상태 하에서 예전의 별것 없는 경험에 의존하여 하는 훈련은 별 진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장군은 기운을 변화시켜 이들 중의 한 사람으로 변장하였습니다. 장군이 들어가자 훈련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장군은 평범한 복장으로 이들 사이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들을 압도하여 무술을 지도하므로 사방에 흩어져 쉬고 있던 사람들조차도 다시 모여서 무술을 연마하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이들의 무술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자신도 추스리지 못할 정도의 사람들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돌보아 줄 정도가 된 것입니다. 이들의 무술 실력은 일취월장하였습니다. 이들의 무술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들은 점차 장군을 선생으로 모시고 무술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무술은 인간의 몸을 거의 완전히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관절 하나하나, 근육의 하나하나가 전부 무술에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무술은 지금까지의 모든 기술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근본적으로는 전부 다른 것 같았습니다.
장군의 말은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부르면 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들이 무술을 익히고 있는 동안 이들의 주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배경 그림이 바뀌는 것처럼 이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뒤로, 풀잎이, 녹음이, 낙엽이,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장군 순신의 지시를 받아 조선 전역에서 의병으로 활동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순신 휘하에서 훈련을 받은 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자신의 몫을 다할 사람들이었습니다. 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눈빛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의 안광(眼光)이 산하를, 천지를 뚫고 지나갔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사람의 눈빛이 살아나더니, 점차 많은 사람들의 눈빛이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눈빛은 선함과 강함을 동시에 갖춘 번득이는 눈빛이었습니다. 이들의앞을 아무도 가로막을 수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한 사람당 지휘할 수 있는 병사의 수가 보였습니다.
이들의 몸에 이중으로 겹쳐서 보이는 글씨가 이들이 지휘할 수 있는 병사의 숫자였습니다. 10, 20, 40, 100, 300,500 등의 숫자들이 이들의 몸에 겹쳐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의 뒤에는 더 큰 숫자들이 씌어 있기도 하였으며, 숫자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쟁 발발 후 첫 전투에서 전사할 사람도 있는 것 같았으며, 오래 싸우며 승패를 가름할 사람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 한국의 선인들 2권, 125쪽 ]
'1. 선계수련 교과서 > 한국의 선인들(2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개토(1) (0) | 2009.09.11 |
---|---|
이순신(12) (0) | 2009.09.10 |
이순신(10) (0) | 2009.09.08 |
이순신(9) (0) | 2009.09.07 |
이순신(8) (0) | 2009.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