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생각났습니다. 이 여인을 만나고부터 숨이 끝도 없이 내쉬어지던 일, 아주 먼 우주에 다녀온 일, 날숨으로 시간을 거슬러 오를 수 있었던 일, 다시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너무나 긴 것처럼 느껴졌던 시간들이, 이 분으로 인해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날들보다 더욱 긴 시간을 그 분과 함께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이후 저의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우주에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구에서 태어난 것이 어떠한 임무를 띤 것임을 알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되며, 오직 살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지만, 그것은 제가 스스로 찾아보라는 말씀과 동일하게 생각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한 이후 저는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주변의 모든 것들을 확인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어떠한 연유에서인지 벌써 하늘의 파장을 받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떠한 파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파장을 잘 해독하면 무엇이든지 답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중에서 시(詩)나 서화(書畵)는 특히 제가 해독한 것을 인간들에게 어떠한 깨우침을 내리는 방법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 방법만이 당시의 제가 알고 있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인간들끼리는 파장을 통한 의사 소통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유를 잘 몰랐으나, 인간들은 원래 가지고 있던 교신 기능이 퇴화되어 그렇게 된 것 같았습니다. 이 기능의 복원은 모든 인간들이 우주에서와 같은 의사 소통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것도 그렇게 어려운 방법으로가 아닌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시, 서, 화의 파장 속에서 그것을 찾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수많은 파장들이 그 안에 배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역시 그 안에 수많은 파장들이 배어 있었습니다. 우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세밀한 인간들의 파장을 들여다보며 이러한 것들이 우주에서 받아 온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우주에서 내려온 파장들이 인간의 생각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들을 분석하여 인간들에게 전하고 거기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생각 속에서 저는 점차 지구의 날들에 동화되어 갔습니다. 점차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나서야, 저의 또 하나의 임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지구에 내려오기 전에 받았던 또 하나의 임무입니다. 아르멘의 이나타가 자신의 수련에 도움을 달라고 하던 것이었습니다.
이 도움이란 지구에서 출생하면 그 전의 기억을 전부 잊어버리고 태어나게 되나, 다른 방법, 즉 인간들에게 교육이나 수련이라는 방법으로 속히 기억을 재생시켜 주는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선인들이 인간의 인연에 간섭함은 기본적으로 금기이며 특별한 경우에 허락되는 것이나, 이나타의 경우 상호간에 이미 우주에서 약속을 하였던 내용이므로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지구에서 태어나 영적으로 큰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우주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았습니다.
이나타의 수련을 위한 삶이 시작될 때부터, 도움을 주지 않으면 어려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생부에 저를 적어 넣고나니 이나타의 모친으로 지정이 되었으며, 이후 저는 지구에서 받은 파장으로 율곡(이나타가 지구에 있을 때의 이름)에게 인간으로서 전해 줄 수 있는 파장을 전해 주었던 것입니다.
나중에는 이나타가 보다 유연치 못한 기질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그것은 자신의 공부를 그러한 방향으로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나타가 원하는 것에 조금 부족한 정도의 지식을 전수하였으나 이나타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에서의 수련은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선계의 등급을 낮출 수도 있고, 높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인들이 높이는 경우에 속하나 더러는 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이행치 못하였을 경우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인연은 하늘이 정해 준 인연과 스스로 만들어가는 인연, 도중에 갑자기 나타나는 변수 같은 인연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조화로이 받아들이고 운용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수련생의 길입니다.
이 책을 통하여 만나게 될 여러분들은 모두 우주의 파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파장은 모두에게 공평하나 수용하는 인간들의 재질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즉 인간은 우주의 파장이라는 빛을 통과시키는 렌즈와 같아 우주의 파장이 인간의 생각을 통과하면 무지개로 나타나기도 하고, 확대되어 나타나기도 하며, 축소되기도 하고, 렌즈가 어둡거나 빛이 투과하지 못하는 재질이면 빛의 투과량이 적거나 거의 없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보다 맑은 재질로 변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원을 이루어 주는 것이 수련입니다. 오직 수련으로써만 자신이 우주 기운을 받을 수 있고, 주변의 우주화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파장은 무한합니다. 인간의 파장만으로도 우주의 전역과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지구 인간의 파장이 최고로 진화된 결과인 우주(선계)의 파장을 보다 밝게, 보다 널리, 보다 아름다운 색깔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으로 저와 대하는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임무일 것입니다.
[ 한국의 선인들 2권, 71쪽 ]
'1. 선계수련 교과서 > 한국의 선인들(2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사임당(12) (0) | 2009.08.04 |
---|---|
신사임당(11) (0) | 2009.07.31 |
신사임당(9) (0) | 2009.07.28 |
신사임당(8) (0) | 2009.07.24 |
신사임당(7) (0) | 2009.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