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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한국의 선인들(2권)

신사임당(8)

by 날숨 한호흡 2009. 7. 24.

 

 

 

 

"자. 이제 거의 다 왔다."

"어디까지 가나요?"

"네가 조금 전에 있던 바로 그곳이야."

"조금 전이요?"

"그래. 네가 우주를 구경하기 전에 있었던 그곳이야."

"아 - 네."

"자. 이제 숨을 멈출 준비를 하자."

"네?"

"이제 하늘의 호흡에서 지상의 호흡으로 바꾸어야지."

"네 - ."

"자. 이제 천천히 숨을 멈추자."

 

서서히 호흡을 멈추자 달리다가 멈추어 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만치 아래로 제가 살고 있던 지역의 풍경이 보였습니다. 더 내려가자 제가 살고 있던 집의 마루에 제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만히 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 지금부터 잘 지내고 있다가 다시 만나자."

"네. 그런데 이제 다시 볼 수 없나요?"

"있어. 나를 보고 싶으면 마음 속으로 가만히 부르면 돼."

"알았습니다. 그런데 뭐라고 부르면 되나요?"

"응. 선생님이라고 보르면 돼. 자 - 이제 들어가야지."

"네."

 

아쉽게 돌아보며 저는 마루에 앉아 있는 저와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전혀 어떠한 이질감이 없이 자연스레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가 되자 의식이 자연스레 지구의 의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다시 예전의 여섯 살 때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몇 개월이 지난 것 같았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보니 제가 앉아 있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주변의 어른들은 여전히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마루에 앉아 잠시 졸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 길게 느껴졌던 시간들이 한 호흡이었습니다.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정말인가 하고 생각하자,

 

"꿈이 아니야."

 

하고 옆에서 다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보려 하였으나 이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보이지 않아. 하지만 나는 언제나 네 옆에 있어."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그렇게 소리 내서 부르지 말고 마음 속으로 불러."

 

제가 아무도 없는데 이야기하는 것을 어른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고 계셨습니다. 순간 나는 혼자 소꿉놀이를 하는 것처럼 혼자 계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어른들은 제가 혼자 놀고 있는 것으로 아시고 다시 일들을 하셨습니다.

 

 

 

 

[ 한국의 선인들 2권, 6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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