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방송작가 일을 할 때 남북 회담 전문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70년대부터 30년 이상 남북 회담에 관여하신 분인데 이면의 온갖 이야기를 다 알더군요.
남북 외교에 관한 드라마를 쓰려고 인터뷰 차 갔는데 너무 아는 게 많아서 끝이 안 났습니다.
제가 그분과 얘기하면서 '남북 회담이 이렇게 됐구나' 하고 감을 잡았습니다.
한 사람의 입을 통해서 감을 다 잡은 겁니다.
만일 그걸 자료를 읽어서 알려면 엄청나게 읽어야 했을 텐데
그분은 그냥 살아있는 사전이더군요.
친해지니까 고민이 있다면서 제게 털어놓으시더군요.
자기가 은퇴를 했고 할 일도 없으니까
남북 회담에 대한 책을 쓰고 싶은데 못쓰겠다는 겁니다.
왜 못 쓰는가 봤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쓰려고 하니까 못 쓰는 거더군요.
너무 크게 잡지 말고 작게 잡으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선 특사들 얘기를 써보시라고 했습니다.
비밀리에 북한에 왔다 갔다 하면서 북한 고위 인사를 만나고 온 분들 얘기만 써보시라고,
그것도 다 못 쓰겠으면 한 사람에 대해서만 써보시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좀 감이 온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결국 책은 안 나왔습니다.
꿈이 너무 커서 하나도 못하고 만 겁니다.
항상 작게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공하면 좀 더 크게 하는 겁니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런데 글이 안 나온다 하면 일기부터 쓰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주변 인물들에 대해 한 사람씩 써보고요.
어떻게 처음부터 대작이 나오겠습니까?
모방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냥 내 것, 독창적인 것만 하려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슆습니다.
만날 하던 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안 해본 것도 해보고 남의 것도 따라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씩 나오는 것입니다.
자기가 안 하던 걸 하나씩 조그맣게 해서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2장 자신의 일을 하라,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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