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정도가 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니지만,
이만큼 오기까지 저도 피눈물 나게 치열하게 했습니다.
제가 승부 근성이 있습니다.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는데 일단 손을 대면 치열하게 끝을 보는 성격이 있습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직장에 여자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전문직 여성은 더욱이 없었는데
여자들이 직장 다니는 게 너무나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남녀차별이 상당히 심했는데
예를 들어 여자가 결혼을 하면 반강제로 퇴직을 당하는 식이었습니다.
임신한 여성이 일하러 다니면
"일 안 하면 굶어 죽나 보지, 남편이 무능한가 보지?" 하고 비아냥거렸고요.
그런 분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얼마나 치열하게 했어야 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한 곳은 어느 신문사였습니다.
당시 저는 '국제기구에 근무하거나 아니면 여성으로서 최초의 논설위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신문사에 들어갔던 것인데,
수습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신문사 분위기가 저와 안 맞더군요.
저는 그렇게 시끄러운 데서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신문사 분위기가 도떼기 시장 같았거든요.
국제기구에 가야겠다, 하고 다시 알아봤는데 어찌어찌해서
당시 적십자사 총재의 비서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당장 그 이튿날부터 출근을 하게 됐습니다.
마침 그분은 출근을 가고 없더군요.
빈방을 지키는데 누가 와서 비서가 할 일을 알려줬습니다.
출장을 간 삼일 동안 비서 업무를 터득했습니다.
그분이 돌아와서 놀라더군요.
"누구한테 전화 좀 하라" 고 하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이얼을 돌리니까요.
전화번호를 다 외웠거든요.
좀 지나니까 전화가 오면 누군지 다 알겠더군요.
전화가 와서 수화기 너머로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만 들으면
"아, 안녕하세요?" 하고 응대를 했는데 그런 비서가 없었지요.
그런 자세로 일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여성개발원에서 일할 때도 나는 국제협력 전문인력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못 될 바에는 차라리 일을 안 하겠다, 하는
치열한 승부 근성으로 일했습니다.
사실 제가 영어는 잘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배운 영어다 보니 실력이 부족했는데,
그래도 국제협력 업무를 십몇 년을 했습니다.
제가 당시 '미즈 문'이라는 호칭을 썼는데
"미즈 문을 만나면 다 된다"는 인식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국제기구 인사나 외교관들이 한국에 와서 여성 관련 사항을 알고 싶으면
미즈 문을 만나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했지요.
제 별명이 탱크였습니다.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는데 일단 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발 뻗고 잤습니다.
저 사람한테 맡기면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온갖 일을 다 했고,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국제회의를 기획해서 하면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고,
또 성공적인 회의였다는 평가를 받아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러다가 명상을 알게 됐는데 숨 쉬는 일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군요.
"숨 쉬는 일이 재밌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는데
몰입해서 호흡을 해보면 그것만큼 재밌는 일이 없습니다.
재미가 없다면 그건 아직 빠지지 못해서입니다.
명상이 너무 하고 싶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에 사표를 냈는데 1년 동안 수리를 안 해주더군요.
그 정도로 직장에서 인정을 받았던 겁니다.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하고부터는 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때도 참 치열하게 했습니다.
10년 할 공부를 1년 안에 해내곤 했습니다.
황제내경, 침술, 풍수지리 등등 다양하게 공부했는데
책보느라고 새벽 서너 시까지 안 잔 일이 많았습니다.
의학 관련 책들이 굉장히 어려운데,
황제내경을 몇 번에 걸쳐 읽었고 침술에 관한 방대한 책들도 다 읽었습니다.
그걸 읽고 적용하다 보면 아이들 학교 갈 시간이 되곤 했습니다.
열중해서 뭔가 할 때는 잠도 안 오고 피곤하지도 않더군요.
뭐든 그렇게 해왔습니다.
뭔가에 열중하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때까지는 안 놓았습니다.
명상도 그런 식으로 했고 지금 하는 일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서 부지런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해야 뭔가 될까 말까 합니다.
[2장 자신의 일을 하라,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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