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古소설을 읽으니까 과부가 30년을 살면서 마음이 일 때마다
동전을 갈았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허벅지를 꼬집으면 멍만 드니까 동전을 갈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적 없이 인내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상대가 없어서 인내하거나, 수절했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인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의미 있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을 한번 이겨보겠다' 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는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인내하라는 것도 아니어서 자신이 구애받지 않을 경지가 되면
그때는 또 해도 됩니다.
허나 자꾸 끄달릴 때는 한번 이겨보는 게 필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 과부가 했듯이 동전을 갈기도 하고,
방을 엉금엉금 기어 다니며 울기도 하면서,
혼자 있을 때 별 짓을 다 해봐야 "인간이 무엇이다" 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 인간이 이런 면이 있구나, 저런 면이 있구나,
이런 걸 다 갖고 있구나.....
습관적으로 남들과 같이 있으면 그런 걸 모르는데,
계속 혼자 있어보면 새록새록 그런 것들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수련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혼자 있어봐야 합니다.
다른 한편에서 보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모를 때는 인간이 대단할 걸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혼자 있는 경험을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것입니다.
몸으로 뭘 얼마나 할 수 있는가 하면 별 게 없습니다.
팔도 안으로만 굽힐 수 있지 바깥으로 굽힐 수는 없습니다.
누웠다, 앉았다, 섰다, 걸었다, 뛰었다, 숙였다, 구부렸다....,
이 정도 하는 것입니다.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랑, 증오, 질투, 배신, 삼각관계, 부채관계, 원수와의 만남,
도둑질, 살인..... 쭉 적어보면 서른여섯 가지 정도에서 끝납니다.
인류 역사가 이렇게 오래 되었어도 시나 소설을 읽어보면
주제는 늘 거기서 거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을 계속 되풀이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인류 역사만 반복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자신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행동을 쭉 살펴보면
같은 일을 되풀이 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오만가지 일이 생기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사랑했다 미워했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구나'
하는 것을 알면 답은 간단해집니다.
혼자 있어 보면서 인간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건 이렇게 하면 극복이 되겠구나, 저건 저렇게 하면 극복이 되겠구나'
하고 방법이 나오는 것입니다.
복잡할 것 없이 간단해집니다.
[ 7장 우주의 사랑으로 가는 길, 30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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