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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94)

by 날숨 한호흡 2008. 4. 26.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문제가

생각이 거듭되어 가면서 복잡해지다가

나중에는 답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꼬여

결국에는 답을 찾아내지 못할 것 같은 단계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답을 찾아 들어가는 과정에서의 고행은

수련인으로서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 문제를 포기한 채 넘어간다는 것은

수련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데까지

찾아내 보아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이 복잡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련이 진전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과정은

복잡함을 거쳐 단순함으로 들어가는

진리추구의 과정이었다.

그렇게 해보다가 기진맥진하여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의 상태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 즈음

하늘은

한순간에 답을 찾아내어

인간들을 명쾌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었다.

 

지함의 머리로는 수 천 번 수 만 번 생각을 해서 답을 찾아내는 것을

하늘은 단 한마디로 해결해 주시는 것이었다.

번민은 세상의 너무나 많은 문제들을 하나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한 문제로 모든 답을 구해낼 수 있게 되고

한 단어로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만법귀일의 경지에 올라야 하는 것이었다.

 

수련을 제대로 하고 있거나 한 사람들이 부딪치는 또 한가지의 문제는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세상에 전부 밝혀지고 있음이 알아지는 것이다.

이것은 나만이 알고 있는 것이고 아무도 모르는 일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전부 알고 있는 사람들뿐인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 것인가?

 

파장의 세계로 진입하면 모든 것이 알려지게 된다.

방송국과 텔레비전 한 대씩이면 한 사람만 볼 수 있으나

방송국은 하나라도 텔레비전이 여러 대이면 동일한 내용의 화면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파장이란 Mass Communication에 다름 아니었다.

바로 파장이 모든 것의 공유를 가능케 하는 도구였던 것이다.

우주에 있는 파장은 있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많이 깔려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 파장 중 인간이 사용하는 파장은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지구의 흙과 물, 공기와 같은 것이 바로 우주의 파장이었다.

 

어떠한 것이든 진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으면

그 원인으로 인하여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파장처럼

번져 가는 것이었다.

때로는 작아도 멀리 가는 파장도 있고, 커도 금방 수그러드는 파장도 있었다.

이 파장 중 호숫가의 어느 부분을 적시는 물결은 일부였다.

전부 적시는 것이 아닌 일부를 적시고 있는 것이었다.

일렁이다가 마는 파장도 있었으며 끝까지 전달되는 파장도 있다.

 

파장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물결은 물에서 일어나는 파장이니까 눈에 보이는 것이다.

헌데 공기 중에서 일어나는 파장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파장이라면 어떠할 것인가?

물결에서 일어나는 파장은 속도가 느리다.

헌데 공기 중에서 일어나는 파장은 보이지는 않지만

그 속도가 물결의 파장보다는 훨씬 빠름을 느끼고 있었다.

아마 공기 중에서 일어나는 파장이라면 소리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주공간에서의 파장은 빛이 아닐까?

 

달이 이 땅덩어리와 멀리 떨어져 있음을 들은 적이 있다.

태양은 그보다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음에 대하여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을 움직여 나가는 파장은 무엇일까?

소리?

빛?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파장이었다.

파장으로 묻고 파장으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보이는 파장도 있고 보이지 않는 파장도 있으나

하여튼 파장이 의사를 전달해주는 것이 틀림없었다.

 

'파장이라?'

파장이란 우주의 모든 것을 확인하고 알아낼 수 있는 열쇠일까?

파장의 끝을 추적해 들어가면 우주의 모든 비밀을 확인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인간으로 있으면 서는 이러한 생각을 깊이 있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헌데 이곳에 오면서 무엇인가 모든 것들이

파장과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만물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잣대,

그것이 바로 파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파장?"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상호간에 의사를 소통해 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의사소통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자연의 이치가 반드시

상호간에 무엇인가를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은가?

그 주고받는 것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것 같았다.

물과 흙과 바람, 공기 등을 기반으로 한 모든 것들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연결 지우는 것이 바로 파장인 것 같았다.

 

지함은 파장을 한가지씩 더듬어 보기로 하였다.

우선 식물의 씨앗에서 시작해보자.

씨앗이 어떻게 생겼는가는 다시 연구해 보아야 할 과제이지만

우선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식물은 씨앗이 터서 자라는 동안 물을 통하여 땅속의 모든 것들을 받아들인다.

물이 없으면 말라죽는 것을 보면 물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그러나 물이 있다고 해서 모두 사는 것은 아닐 것이었다.

물이 있고 나서 공기와 햇볕이 있어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풀들이 자랄 땅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한 가지가 아니었다.

다양한 조건들이 갖추어져서 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들이 자라고 있는 모든 환경이 움직임 그 자체였다.

 

즉 파장이었다.

파장은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땅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도 땅 역시 움직이고 있었으며,

공기도, 물도, 햇볕도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水), 바람(風), 햇볕(火), 땅(土) 등의 조건이

두루 갖추어져야 식물(木)이 자랄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중요하거나 그렇지 않은 것을 딱히 집어낼 수 없었다.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있을 것 아니겠는가?

 

물?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당장 말라죽을 것이다.

물이 모든 식물의 생사 여탈 권을 쥐고 있는 것 같았다.

헌데 햇볕이 없으면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땅이 없다면 싹이 트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공기가 없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얽히고 설켜서 돌아가고 있었다.

한가지씩 분리하여 생각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곧 정지를 의미하였다.

생명이란 움직임이다.

 

움직임이 빠져버린 생명이란 없는 것이다.

헌데 이 생명을 창조하고 이들을 유지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바로 움직임이 아닐까?

동물도 움직이고, 식물도 움직이고,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 움직임의 원동력이 무엇일까?

 

움직이지 않은 것은 곧 무생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무생물에서 생물이 나오고 생물이 다시 무생물로 돌아감이 천지 자연의 이치일진대

이 우주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없다.

있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해도 달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움직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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