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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상 교과서/목적있게 사는 법

안 해보면 새로운 차원이 열린다

by 날숨 한호흡 2008. 4. 16.

 

 

금촉수련을 왜 해야 하는가?

말하라고 입을 만들어 놨는데 왜 말을 안 하는 수련을 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들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닙니다. 본다고 다 보는 게 아니고요.

내가 제대로 말을 하고 있는가? 말다운 말을 하고 있는가?

내가 귀머거리가 아니라고 해서 과연 소리다운 소리를 듣고 있는가?

정말 들어야 할 소리는 안 듣고, 듣지 않아야 할 쓰레기 같은 소리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금촉은 이런 것들을 한번 검토해 보는 시간입니다.

 

금촉하는 공부를 마치면, 그 이후에 듣는 소리는 예전에 듣던 소리가 아닙니다.

정말 들었어야 했는데 그동안 그동안 듣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를 듣게 됩니다.

모래 알갱이 숨 쉬는 소리가 들리고, 화초 이파리가 벌떡벌떡 숨 쉬는 것이 느껴집니다.

차원이 달라지는 것이죠.

 

먹는 것도 잘 먹어야 합니다.

왜 금식을 하는가 하면, 금식을 해보면 음식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입니다.

음식을 보면 그것이 나에게 이로운 음식인지 해로운 음식인지 본증적으로 압니다.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 있다' 하는 것을 혓바닥에 대는 순간 압니다.

아무리 포장을 잘 했어도 본능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이 섭니다.

 

저절로는 그렇게 안 됩니다.

음식을 안 먹어보면 혀가 그렇게 발달합니다.

후각도 마찬가지여서 냄새를 안 맡아 보면 후각이 트입니다.

종교 행사 같은 곳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하고 체험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런 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들은 전부 반대로 안 해봄으로써 터득하는 공부입니다.

성적인 것도 몇 번 안 해보는 데 성공하면 다음에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촉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눈을 뜨는 것이지요.

전과는 다른 차원의 눈, 다른 차원의 안목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던 것을 계속 하면 익숙해져서 모릅니다.

그런데 안 해보면, 그것도 충분히 안 해보면 그런 눈이 열립니다.

피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부로 접촉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면 만성이 되어서 아무 느낌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 해보면 다른 차원으로 와 닿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안 해보면 됩니다. 변증법이란 게 그런 것이죠.

긍정, 부정을 거쳐 제3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기존에 해오던 것을 부정해보면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3장. 수련, 진화하기 위한 방법 - 지감과 금촉으로 2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