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촉은 몸에 관한 일체의 접촉을 하지 않는 것, 기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금촉에 금욕이 포함됩니다.
누구를 만나도 기운을 열지 않고 만나므로 공사公私가 분명합니다.
대화만 하고 상대방 일에는 참견하지 않으므로 기운을 섞지 않습니다.
단군 신화에도 곰과 호랑이가 백 일 동안 동굴 속에서 견디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백 일이란 어떤 수준에 도달하기까지의 기간을 말한 것이지, 꼭 백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 금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가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근기가 낮으면 금촉을 하다가 뛰쳐나가는데,
뛰쳐나가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기운이 장해지면 자꾸 과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죠.
누구를 앉혀놓고 수련을 시키고 상대방이 완전히 제압당할 때까지 단전을 다 열어 놓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분에게는 그런 욕구를 꾹 누르는 것이 금촉입니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해소하는 방법이 대화라서 여기저기 전화를 겁니다.
그런 경우 꼼짝 안 하고 집에 있다고 해서 금촉하는 것이 아니지요.
뭐든지 대화로 풀려고 하는 습성을 끊는 것이 그분에게는 금촉입니다.
먹는 것을 굉장히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식도락 하시는 분들은 대충 먹지 않고 꼭 찾아다니지 않습니까?
맛있는 것을 먹으로 지방으로 원정도 갑니다.
금촉수련을 한다면서도 먹을 것을 찾아다닙니다.
트이는 기운을 그쪽으로 분출하는 것이지요.
흔히들 성적인 접촉만 안 하면 금촉을 하는 것인 줄 아는데,
알고 보면 에너지를 다른 쪽으로 자꾸 쓰고 있습니다.
눈에 대해서 사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계속 책이라도 보고, 아이 쇼핑이라도 하고, 번화가라도 거닐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런 분은 보는 것을 금하는 것, 보되 반응하지 않는 것이 금촉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 듣는 것을 굉장히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고 늘 음악을 틀어놓고, 하다못해 새소리라도 듣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라도 들어야 사는 것 같은 분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차를 타면 무조건 클래식 음악을 틉니다.
'내가 이렇게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하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지요.
그분에게는 그런 욕구가 금촉의 대상입니다.
금촉의 대상은 사람에 따라 다른데 기존에 에너지를 분출해왔던 일들을 금하는 것,
또 그 일을 한다 하더라도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악이 들리면 그냥 듣는 것입니다.
거기에 반응해서 '아, 좋다! 저것은 무슨 4중주고, 작곡자는 누구고....'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3장. 수련, 진화하기 위한 방법 - 지감과 금촉으로 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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