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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61)

by 날숨 한호흡 2008. 3. 13.

 

 

 

모든 기억들이 점차 생생해져 갔다.

과거의 기억치고는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책을 보는 것처럼 기억이 살아나고 있었다.

기억이 아니라 앞에 보이는 것처럼 또 하나의 현실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신기한 일이 앞으로 얼마를 더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을 생각하고 있던 중 앞을 보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진화는 생각을 거두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자신이 처음 이곳으로 발길을 돌릴 때는 전에 보았던 곳의 글귀를 읽어보고자 함이었다.

그런데 그 글귀를 읽은 것이다.

어쨌든 이곳으로 오다가 땅속으로 흐르는 기운줄기를 보았으며, 그 기운이 용이 되고 용이 되어서는 다시 천지사방으로 흩어져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기운의 힘을 빌어 어느 정도는 기억을 살려내는데 성공하였다.

헌데 이것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곳의 글귀를 전부 읽으면 인간세상의 중요한 일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번 해 볼 것인가?

과연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해본다면 어떻게 해볼 것인가?

지속적인 의문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진화는 이러저러한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 모든 생각들이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을 가져왔다.

그 의문들을 풀려면 상당한 시간을 더 보내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현실처럼 보였던 그 생각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집에 돌아온 진화는 밥을 먹고 자신의 방에 앉아서 아까 보았던 것들에 대하여 차분히 생각에 잠겼다.

기운이 보였고, 그 기운이 용이 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그곳이 단화산 정상이었다?

 

'단화산(丹火山)'

단화산이 왜 단화산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단화산이란 지명이 무엇인가를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단화산이라!

단화산, 단화산...

틀림없이 무엇인가가 있다.

이 산의 이름이 무엇인가 삼상치 않은 내용을 풍기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불러왔던 그 산의 이름이 쿵하고 머리를 맞은 듯 다가오는 것이었다.

 

단화산?

산의 이름이 무엇인가 범상치 않은 부분이 있지 않은가?

단전이라는 단어의 단과 불을 뜻하는 화가 합친 이름이라?

단전의 불이 산을 이루었다?

단전이란 사람의 몸 속에 있다고 하였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되 아마도 아랫배의 어느 부분에 있다고 하였다.

진화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져 보았다.

손으로 만져서는 아무 것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어떻게 찾아내야 할 것인가?

단전이란 것이 있다는 말은 들었다.

언젠가 어렸을 때 한의원이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음이 기억났다.

그 의원은 알고 하던 말이었을까?

그 한의원이 지금도 생존해 있는 것은 아닐 것이었다.

다른 한의원들도 전부 알고 있을까?

그렇다고 아무 한의원이나 붙잡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단전'

단전의 의미가 점차 크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단전이란 것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왜 그 말이 생각나는 것일까?

그것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들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연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무슨 연관이든지 있을 것이건만 그 연관이 어떠한 것이며,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었다.

단화산에 가면 어떠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단화산이 무엇인가 내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단화산이 그렇게 오묘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산인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하지만 무엇인가 있는 것은 분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일이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가보자.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단화산을 가 보리라.

진화는 점차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그 의문스런 무엇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살아오면서 가졌던 그 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의 해답이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자신을 끝없이 궁금하게 만드는 그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니 답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따라서 어떠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매일을 보내는 것이 수십 년이 흘러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요즈음 서서히 자신이 가졌던 그 미지의 세계에 쓰여있었던 글귀를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내용 중에서 문제와 답을 한번에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 글귀는 무엇이었을까?

그러나 그 글귀를 읽기 위하여는 반드시 단전과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그 글귀를 읽기 위하여 알아내야 할 전 단계의 숙제는 무엇일까?

그 문제의 답이 왠지 단화산에서 나올 듯한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단화산'

어쩌면 그 산과 자신이 어떠한 인연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진화는 일단 잠자리에 들기로 하였다.

잠자리에 들어 푹 쉬고 난 후 내일 단화산으로 가보리라.

그 산에를 간다는 것이 왠지 포근한 옛 고향에를 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가본 적이 없는 그 단화산이 왜 갑자기 이렇게 가까이 느껴지는 것일까?

일단 잠을 자두자.

 

진화는 저녁을 먹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든 진화는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을 느껴 잠이 깨었다.

바람도 아닌 것이 무엇인가 자신을 간지르고 지나간 것 같은 것이다.

이러한 기분을 느껴 본 것은 처음이었다.

무엇인가 지나갔음에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무엇일까?'

하지만 알 수는 없었다.

잠시 후 머리 부근에서 움직이던 것이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몸 속에서 움직이는 것인지 몸밖에서 움직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은 확실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이것이 그 기운이라는 것일까?

기운이라면 무슨 기운일까?

진화는 어수선한 기분을 가라앉히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진화는 불을 켜려다가 불을 켜면 밖에서 알 것 같아 그대로 있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창밖에 달이 있어 방안이 어느 정도는 훤하였다.

잠시 후 그런 대로 어둠이 눈에 익었다.

움직이던 기운이 아랫목에서 자리를 잡는 것 같았다.

자리를 잡으면서 기운이 형태를 갖추어 가는 것 같았다.

무엇인가 희미한 것이 보였다.

잘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으나 분명 무엇인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었다.

 

'사람의 형상이라니?'

가만히 보고 있던 진화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로 돌아가신 아버님의 형상이 아닌가?

'아버님께서......???'

진화는 당황하여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몰랐으므로 황망간에 문안을 드린다는 것이...

 

"어인 일이시옵니까? 이 밤중에."

 

"애비에게 할 말이 그렇게도 없더냐?"

 

"아닙니다. 너무 갑자기 오셔서..."

 

진화는 아직도 이것이 사실인지에 대하여 반신반의하였다.

귀신이 있다고 하더니 이것이 무엇인가?

바로 귀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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