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상법 중에 '묵언默言 수련' 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반드시 필요한 말 이외에는 절대로 삼가는 방법인데,
묵언을 하다 보면 '말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게 깨달아 집니다.
인간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업을 짓기 쉬운 것이 말입니다.
생각만으로는 그다지 업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은 마음에 새겨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수만 가지 생각을 하지만 다 그냥 잊어버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떤 생각을 중단으로 내려서 마음속에 오래 품으면
그것이 의사를 갖게 되면 무거워집니다.
상단(上丹, 생각하는 곳)보다는 중단(中丹, 마음에 품는 곳)이 더 무겁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품은 것을 외부로 표현하면 한층 더 무거워집니다.
일단 표현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말을 내던지거나 글을 써갈기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가 이 말을 왜 하는가? 내가 이 말을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지킬 수 있는 약속인가? 이런 것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할 말이 점점 줄어들면서 꼭 필요한 말만 하게 될 겁니다.
말이란, 꼭 필요하고 상대방에게 약이 되는 말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적재적소에 한마디를 던지면 그것이 약이 되어
상대방이 나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독이 되는 말은 하면 안 됩니다.
평온하게 잘 있는 사람에게 한마디 툭 던져서 흔들고, 스트레스 주고,
고민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말해야 하고요.
백 번 잘하다가도 말 한 번 잘못해서 와르르 무너뜨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 잘해 놓았는데 말로 상대방을 헤집어서 끌어내리고 흔들어 놓습니다.
공功이 되느냐 업業이 되느냐는 일 자체보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좌우합니다.
아무리 일을 잘해 놓았어도 말로 헤집어 놓으면 업이 됩니다.
명상하시는 분들은 마음가짐을 호락호락하게 하지 않고,
말도 호락호락하게 하지 않고, 진중한 가운데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시기 바랍니다.
그런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 2장 자신을 사랑하세요. 3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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