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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54)

by 날숨 한호흡 2008. 3. 5.

 

 

진화는 가끔 천체에 대한 지식이 책에 나와 있는 것을 본 적은 있으나

그 내용들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하여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견 허무맹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매일 바라보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지구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기도 하였다.

얼마만큼 멀리 있는지도 모르는 저 별들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이 땅밖에 없는 것 같았다.

이 땅을 떠나서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었다.

우선 서 있을 수도 없을뿐더러 서 있는 다고 해도 무엇을 먹고산다는 것인가?

이 땅에서 나오는 것을 먹고사는 것 아닌가?

땅이 없다는 것은 전부 없다는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절대적인 땅을 놓아두고 인간에게 더욱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진화로서는 신기한 일이었다.

어쩌면 요즈음 자신을 어지럽히는 분위기는 그러한 면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깨어져 나가고 새로운 것들이 자신의 내부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 새로운 것들이 자신의 기존의 지식을 송두리째 살살 흔들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점차 어딘지 비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알고 있단 말인가?'

과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가르칠만한 사람인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화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가고 있었다.

인간으로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인간이 저 멀리 별에 대하여 무엇을 알 수 있는 것일까?

가서 볼 수 없는 것이라면 가지고 와서 확인할 수 있기라도 하여야 하였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다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실체였다.

가서 볼 수 없다고 실체가 없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분명히 저 별들과 달은 하늘의 중요한 일부로서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언젠가 가 본 바닷가에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들었다.

분명히 하늘과 땅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없었다.

어떻게 밀물과 썰물이 하늘에 있는 존재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진화는 그것이 곧 하늘과 땅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알고 나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 하늘과 땅은 하나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땅을 통하여 하늘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을 통하여 땅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점성술이란 학문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땅을 통하여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었다.

서로 통한다면 그것이 정상일 것이며, 그러한 것을 적어놓은 책이라든가

아니면 그 외의 것이라도 무슨 선조들의 발자취가 있을 것 같았다.

발자취가 없다면 그것을 만들어나가면 될 것이었다.

아직 들어본 적은 없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알고 있을 것 아니겠는가?'

진화의 모든 관심은 그것에 빠져 있었다.

그러한 생각으로 날이 새고 그러한 생각으로 잠이 들며 그러한 생각으로 종일을 보내고 있었다.

요즈음은 그러한 생각을 하는 틈틈이 평소 하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에는 평소 하던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을 생각하였으나 요즈음은 자신이 하던 기존의 일을 놓아두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진화는 이러한 것이 본래의 자신의 모습에 가까운 것임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하여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일을 하는 것이 금생에 내가 태어난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금생에 태어난 이유.'

그것은 각자가 다를 것이다.

각자가 다른 이유는 하여야 할 일이 다른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각자가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부가 왕이 될 수도, 전부가 하인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각자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여야 할 것이다.

나의 출생 이유,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이유는

바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아직은 확신이 없지만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 같았다.

 

그 일이란 하늘과 땅의 관계를 밝혀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하늘과 땅의 일이라...'

스스로 생각을 하긴 하였으나 이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모든 것은 실마리가 있어야 쉽게 풀 수 있는 것인데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 것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가까이 있기는 있으면서 잡으려고 하면 안개처럼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의 실체를 잡는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 같았다.

하지만 잡을 수 없는 것을 잡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었다.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인간이 이루어 온 것도 전부 누군가가 조금씩 이루어 온 것도 있고,

한 사람이 당대에 이루어 온 업적도 있는 것이었다.

 

나는 어떠할 것인가?

어떠한 쪽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인가?

하지만 그러한 것은 생각지 않고 우선 자신의 일을 하여 보도록 생각을 정리하였다.

나의 일을 하자.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있다면 내가 이루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며,

이루고 싶지 않다고 해도 이루어 질 것이다.

나의 길은 어떠할 것인가?

하늘을 연구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을 알기 위하여 일생을 보낼 것인가?

하늘을 알면 땅과의 관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과 땅.'

매일 바라보고 매일 딛고 살며 매일 숨을 쉬는 이 땅과 하늘이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일까?

내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비밀이 있다면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하늘과 땅의 관계를 잘 알 것 같으면서도 막상 알려하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무엇을 안단 말인가?

하늘은 저렇게 떠 있고, 땅은 이렇게 바닥에 있는데 다른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보고만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보아서 모르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땅은 만지고 밟아라도 볼 수 있지만 하늘은 만져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을 통하여서 일까?

진화는 지속적인 생각으로 매일을 보내자 무엇인가 감이 잡히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

하늘은 오직 하늘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고 하늘이 땅이고 땅이 하늘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땅을 통하여 하늘을 알 수 있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러한 생각에 깊숙이 빠져 있다가 다시 생각해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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