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존재를 너무 드러내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해주는 게 사랑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는 게 사랑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당신을 사랑한다' 고 표현하고 참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것을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잘 와 닿지 않으실 텐데요.
어느 정도냐 하면, 같은 하늘 아래 숨 쉬는 것만도
너무 고맙다고 생각하는 차원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말을 안 해도
자연스레 상대방에게 전달이 됩니다.
뭘 요구하는 게 없습니다.
그냥 같은 공기 마시며 숨 쉬고 있는 것만도 너무 고마운 마음.....
다 알게 되시겠죠?
그것이 사랑입니다.
같이 있자고 보채지도 않습니다.
같이 숨 쉬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요구할 게 뭐가 있나요?
참 밋밋하기 짝이 없는 거지만, 그게 진짜 사랑입니다.
그렇게 사랑이라는 게 그냥 덤덤해집니다.
동물적인 차원에서 인간적인 차원으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점점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진짜 걱정해 주고
울어 줄 수 있는 마음이 됩니다.
사람은 굉장히 이기적이어서,
아무리 진심으로 누구를 사랑한다고 해도
나한테 손해를 끼치면 돌아섭니다.
그러다가 점점 그냥 있어주는 것만도 고마워지는 단계가 됩니다.
사랑의 방식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할 줄을 알아갑니다.
[무심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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