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그 형제들이 참 자유스러운 사람들이죠.
말하는 내용으로 보아 상당히 진화의 정도가 높더군요.
어떤 것이 인간적인 삶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얘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고 꾸밈이 전혀 없었습니다.
무슨 얘기를 하다가 파우스트 얘기를 했더니 '파우스트가 뭐죠?' 그러더군요.
그 정도입니다. 당연히 알아야 되고 모르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자기는 그런 것 모른대요.
어려운 질문이라도 하면 그런 복잡한 건 묻지 말라고 그러는데 아주 자연스럽더군요.
그러니까 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지, 여러 가지 다 했다가는 되겠습니까?
소프라노 조수미 씨도 그렇더군요.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자기는 집에 들어오면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답니다.
너무 어질러져 있어서 발끝으로 다닌대요.
그래야�� 자유로워서 소리가 잘 나온다고 하더군요.
'뭐 여자가 그런가'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프라노 가수로서 노래를 잘 하면 됐지,
집안도 깨끗해야 되고 살림까지 잘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 걸 다 이해할 수 있어야 됩니다.
손톱이 굉장히 긴 걸 보고 인터뷰하는 사람이 왜 손톱을 기르시냐고 물으니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물어보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가수를 머리 모양이 어떤가, 어떤 옷을 입었나 이런 걸로 평하면
무대에서 노래하는데 지장을 받는대요.
왜냐 하면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자기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노래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걸로 평하지 말고 내버려 두랍니다.
참 자연스러운 거죠.
웬만한 사람 같으면 요구하는 대로 따라 줄겁니다.
복장이 어떻다고 하면 단정하게 하려고 애쓰고 그럴 텐데,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왜냐 하면 가수니까. 그렇듯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것,
또 그렇게 내버려두고 존중해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무심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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