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의 어린 숭어가 수평선을 차지하기 위하여 장도에 올랐다.
꿈꾸는 듯 뭉게뭉게 이는 흰구름,
사과빛으로 물들어가는 저녁노을 그 아득한 수평선에는 인어들이 노니는 동화의 나라,
산호섬이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석 달이 넘는 기나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어린 숭어와 수평선 간의 거리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어린 숭어는 지치고 절망하였다.
어린 숭어가 다가가는 그만큼 수평선은 더 멀어져가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 숭어는 수평선 쪽으로부터 힘차게 헤엄쳐 오는 젊은 다랑어 한 마리를 만났다.
젊은 다랑어의 눈빛은 희망과 동경에 촉촉히 젖어 있었다.
어린 숭어는 외쳤다.
"아, 파라다이스로부터 오시는 분! 저 아름다운 수평선의 나라에는 무슨 빛나는 행운이 있나요?"
"뭐라구?"
어린 숭어의 질문에 젊은 다랑어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지친 모습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가 떠나온 그 아름다운 동쪽 수평선의 나라에 무슨 행복이 있는지 지금 막 내가 물어보려던 참이었는데!"
[숭어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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