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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행복 이야기

장자의 선택

by 날숨 한호흡 2007. 6. 17.

 

 

장자가, 언제나 그랬듯 복수(僕水)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데,

초나라의 두 중신이 왕의 명령을 받들고 찾아왔다.

사신들이 말했다.

 

"선생께서 초나라의 재상이 되어 주십시오. 이것은 우리 임금님의 소원입니다."

 

장자는 낚싯줄을 드리운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듣자하니, 귀국에는 죽은 지 3천년이 된 영험스런 거북이가 있다고 합니다그려.

아무튼 댁들의 임금께서는 그것을 귀한 비단보에 싸서 상자에 넣어두고는

극진하게 제사를 올린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거북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그 거북은 죽임을 당한 뒤에 제사를 받는 편과 살아서 흙탕물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는 편 중에서

어느 편이 낫다고 생각했겠소?"

 

사신들이 대답했다.

"그거야 이를 말이겠습니까? 살아 있는 편이 더 낫습겠지요."

 

그러자 장자는 시큰둥하게 선언했다.

"바로 그렇소이다. 그러니 자, 그만 돌아들 가시오.

나도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살고 싶으니까 말이오!"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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