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승 세 분이 아주 거룩하게 살고 있어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날마다 기적을 마련해 주셨다.
예를 들어 그들이 강에서 목욕을 하기 위해
옷가지들을 공중에다 걸쳐 놓으면
그대로 공중에 걸려 있게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의 일이었다.
그날도 세 분의 수도승들이 강에서 멱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날쌘 새 한 마리가 공중에서 급강하하면서
물을 가르더니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물고
냅다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보고 첫번째의 수도승이
"에이 못된 새 같으니라구!" 하고 한마디했더니
그의 옷가지들이 땅 위로 떨어져 버렸다.
두번째의 수도승이 "아이고, 물고기가 불쌍하구나!" 하니
그의 옷가지들도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새가 날아가는 것을 쳐다보는
세번째 수도승의 옷가지들은 그대로 공중에 걸려 있었다.
[하느님도 농담을 아실까?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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