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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무심 이야기

[시]귀향 길

by 날숨 한호흡 2007. 5. 14.

 

 

귀향 길

 

 

                                                     김지영

 

 

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나무 한 그루 벗삼아 소리내어 울어본다

 

한 걸음 걸을라치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한 걸음 걸을라치면 세상 구경할 일은 왜 그리 많다던가

 

나의 걸음 느리고 또 느려

여름 가을 겨울 봄 돌고 도는 사계절이 수십 차례 지나갔다

 

해묵은 감정의 찌꺼기는 내딛는 발걸음 재가 되어 사라지고

가시처럼 찔러대던 상념들도 강물 속으로 흘려보낸다

 

나 이제서야 고개를 들어 등을 꼿꼿이 세우고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