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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인류의 삶과 수련(1)

자연과 교감하는 삶

by 날숨 한호흡 2021. 10. 1.

 

 

 

 

 

자연과 교감하는 삶

 

 

 

 

시골에 집을 지으면서 나무 몇 그루를 옮겨 심은 일이 있습니다.

집 앞에 나무들이 너무 빽빽하게 삼어져 있어서 시야를 다 가렸기 때문입니다.

 

 

 

다들 잘 옮겨졌는데 모과나무 한 그루가 몸살을 앓았습니다.

잎을 다 떨구고 말라죽은 형상을 하더군요.

그렇다고 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시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관심을 가져달라고요.

 

 

 

제가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니까 '미리 얘기를 해줬어야 했다'고 하더군요.

옮겨 심을 거라고 미리 얘기를 해줘야 자기네도 준비를 할 수 있다고요.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핀드혼 농장 이야기』라는 책을 보면 그곳 사람들이 자연과 대화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식물의 정령, 동물의 정령과 대화하고 그걸 농사에 적용하는 얘기입니다.

그냥 기술적으로 농사짓는 것과 사랑과 관심으로 대화하면서 농사짓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얘기하더군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큰 열매가 맺혔다고 하고요.

황무지이고 비바람이 대단한 바닷가 마을이었는데도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자연이 원하는 바를 들어줬기에 일어난 일입니다.

 

 

 

자연은 자신을 알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에 대한 간절한 원願이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을 다룰 때는 관심을 갖고 대화하면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물을 캘 경우 그냥 캐기보다는 '내가 너를 캘게',

'너희들을 먹음으로써 너희들의 진화 사이클을 빠르게 해줄게'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꽃을 꺽을 때도 그냥 꺽기보다는 '내가 너를 꺽을게',

'방에 꽂아 놓고 향기를 맡으면서 즐거워할게' 해주시고요.

흙을 다룰 때는 '나의 사랑을 받으면서 더 좋은 흙이 되어 다오' 해주십시오.

 

 

 

풀의 입장에서는 '잡초'라는 것은 없습니다.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다 하고 쓰임새가 다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아직 그걸 모를 뿐입니다.

최근에 안개꽃에서 기존의 항암제의 몇 만 배의 효과가 있는 성분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독초라고 하는 것조차 다 쓰임새가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 독이 되고 저렇게 쓰면 약이 되는 것이지

애초에 '나는 독초다'라고 나온 것은 없습니다.

 

 

 

식물도 우리와 똑같이 귀한 생명체라는 것,

그러니 최소한의 배려는 해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채취하거나 필요에 의해 장소를 옮겨줄 경우 미리 얘기해줘야 합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해 줘야 합니다.

 

 

 

 

 

 

 

 

 

 

 

 

 

[ 3장 공동체 마을을 이루어 살기, 2절 조화로운 삶, 수선재, 2012년 10월, 17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