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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인류의 삶과 수련(1)

배려와 정성

by 날숨 한호흡 2015. 3. 22.

 

 

 

 

 

 

배려와 정성

 

 

 

예전에 '버들잎 설화'를 들은 적 있습니다.

어떤 선비가 길을 가다가 몹시 목이 말랐는데 때마침 우물을 하나 발견합니다.

한달음에 달려갔더니 마침 웬 시골 처녀가 있어 물을 달라 청합니다.

처녀는 바가지에 물을 담은 후 버들잎 하나를 띄워 건넵니다.

의아해진 선비가 그 연유를 물으니까 처녀가 대답하기를,

갈증에 급하게 냉수를 마시면 탈이 날 것 같았다고, 천천히 불어가며 마시라고 버들잎을 띄웠다고 말합니다.

 

 

 

그 마음 씀씀이에 감탄하여 나중에 다시 찾아와 그 처녀와 혼인했다고 합니다.

물 한 잔 대접하는 데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으니 다른 건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의 집안에서 이런 일화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거지가 찾아와서 밥을 달라고 하자 제 언니가 밥과 반찬을 쟁반에 차려서 갖다 주려 했습니다.

마침 아버지께서 그걸 보시더니 크게 화를 내섰습니다.

다시 밥상에 차려서 주라고 하시면서요.

아무리 거지라도 내 집에 온 손님인데 그렇게 대접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지묘.

 

 

 

제가 그 이야길 듣고서 아버지가 참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쟁반에 차려주면 허리를 구부려 가며 불편하게 먹어야 하지 않습니까?

상대가 거지일지라도 인간답게 대접해주는 마음, 존중해주는 마음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따뜻함은 이렇듯 마음을 실어 대접할 때 전해지는 것입니다.

거지라 해서 찬밥을 툭 던져주는 게 아니라 따뜻한 밥을 상에 받쳐주는 마음,

그런 작은 정성에서 배어 나오는 것입니다.

 

 

 

 

 

 

 

 

 

 

 

 

 

[ 1부 선인류, 3장 진화의 방향, 수선재, 2012년 10월, 3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