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의 상면
수련 중 선녀(仙女)가 내려와 따라 오라고 손짓했다.
어디로 갑니까?
아버지에게 간다.
어디에 계십니까?
가 보면 안다.
따라 올라가는데 마치 구름을 타고 올라가는 기분이다.
하늘로 오르던 중 5분 정도 올라와서 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잠시 전 수련을 하던 곳은 서울시내인데
지금 내려다 보이는 곳은 내가 어릴적 커왔던 시골이다.
한없이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내려다 보며 서서히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위기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평화가 거기에 있었다.
나와 선녀들은 그 위를 날고 있다.
아니 날고 있다기 보다는 풍선처럼 서서히 떠 올라가고 있다.
군데 군데 구름이 떠 있고, 그 사이로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몸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전에 수련을 하러 나가던 중 새벽에 이런 기운을 느낀 적이 있었다.
몸은 땅에서 1~2mm 정도 떠 있고 발은 단지 몸무게를 지탱한다기 보다는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만
그것도 일부만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인솔하는 선녀는 선녀 중의 팀장 정도로 보인다.
주변에도 조금 아래나 위에서 선녀들이 한 두명씩 함께 떠 올라가고 있다.
힘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채로 올라가고 있지만 의식으로 모든 것이 조종되고 있는 상태이다.
한참을 오르자 다 썩어가는 단칸 초가지붕의 오막살이가 구름위에 떠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전생의 업에 따라 집이 주어지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양은 그렇지만 기운상으로는 탁기가 별로 없다.
점점 위로 오를수록 큰 집들이 보인다.
30칸, 50칸, 나중에는 100여칸이 넘을 듯 싶은 기와집들이 보인다.
그 중에서 상당히 큰 집으로 안내된다.
대궐같이 큰 집 앞에 도달하니 문지기가 묻는다.
어떻게 왔느냐?
아버지 뵈러 왔습니다.
누가 네 아버지냐?
아직 모릅니다. 저 선녀분께서 일러 주셔서 왔습니다.
선녀와 문지기가 말을 나눈다.
문지기가 나를 안으로 안내한다.
아버지께서는 부엌에 있는 아궁이에 불을 때고 계신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영계(靈界)에서는 남녀의 성별에 따른 역할 구분이 없었다.
왜 이런 일을 하십니까?
내가 좋아서 한다.
난 다음에 귀하게 태어나게 되어 있으니 걱정 말아라.
다시 와서 뵈어도 됩니까?
오지 마라.
갈 때는 어떻게 갑니까?
선녀가 데려다 줄 것이다.
제 오빠는 만나십니까?
가끔 만난다. 잘 있다.
제 외할아버지는 어디 계십니까?
다른 곳에 사신다.
나 보다 더 큰 집에 사시니 걱정 말아라.
우리 생각은 그만 하고 수련이나 열심히 하도록 해라.
어서 가라고 손짓 하신다.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 그러나 속세에서 아버님으로서의 역할을 한 번 하신 인연 때문인지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
사실 나는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유복녀이다.
여기서 보니 속세의 부모간, 부부간, 형제간의 인연은 한갓 서로 스쳐지나는 인연 중의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다시 선녀의 인솔로 내려오니 스승님께서 기다리신다.
네 이놈! 어디를 갔다 오느냐?
선녀가 인솔해서 아버지께 다녀왔습니다.
누구 마음대로 갔다 왔느냐? 다시는 가지 말고 수련이나 열심히 하도록 해라.
아버지와의 첫 번째 상면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6.25때 월남하시다가 행방불명되셨었다.
오빠는 9세때 병으로 사망했고, 외할아버지는 워낙 연로하셔서 이북에 남겨두신 채
우리 가족만 월남했다고 어머니의 한탄이 대단하셨었다.
[ 선계에 가고 싶다-영적인 스승님들과의 만남, 수선재, 1999년 5월 출간, 2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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