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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상 교과서/행복하게 일하는 법

직업에서 놓여난다는 것

by 날숨 한호흡 2010. 8. 15.

 

 

 

 

 

 

 

 

우리 명상은 버리는 공부이고 본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일에 있어서 비웠다' 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걸 말하는 걸까요?

아예 직장도 때려치우고 직업도 안가지는 걸 말하는 걸까요?

 

직업은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놀 수 없으니까 필요하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필요하고,

취미가 있어야 하니까 필요합니다.

단지 반드시 그 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직업에서 비웠다, 놓여났다는 것은 그런 뜻입니다.

 

저로 말하자면 지금은 제가 명상학교의 선생 노릇을 하고 있고

저를 차지하는 것의 95%가 선생이지만,

95% 선생이라 해서 "나는 선생 아니면 안 된다" 이러지는 않습니다.

하기 싫어지거나 뭔가 사정이 생기면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선생을 그만두면 잠시 쉬다가 동대문에 가서 점원 노릇을 할 수도 있고,

찻집을 운영할 수도 있고, 작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 불편 안 느끼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게 비웠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내가 지금 여건이 되고 형편이 되니까 그 일을 할 뿐이지

죽으나 사나 그 일 아니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이 일도 할 수 있고 저 일도 할 수 있는데 현재는 선생 노릇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이시지만 거기에 집착을 안 한다는 것인지요?

 

그렇지요.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의식주나 일상적인 생활은 다 놓아야 하나요?

 

마음으로 놓으라는 얘기입니다.

예전에 제 친구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전화를 걸면 첫 마디가 "내가 박사인데-" 입니다.

자나 꺠나 박사라고 하는데 건망증 찬가도 있잖습니까?

누가 박사라고 불러주면 '내가 박사였구나' 그래야 하는 겁니다.

'내가 박사야? 무슨 박사지?' 이렇게 생각도 안 날 정도가 돼야 하고요.

 

제가 작가지만 글을 오래 안 쓰다 보면 '참, 내가 작가지' 하고

잊어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작가 일을 할 때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고요.

 

 

 

 

[7장 삶을 살고 즐기라, 3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