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에 대한 가장 강력한 처방은 바로 마음을 편안히 가질 수 있도록 하여주는 것입니다."
- 허준 선인께서는 인체는 대하여 전부 알고 계시는지요?
인체에 대해서 전부 안다는 것은 우주에 대하여 전부 알고 있다고 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서 어느 선인을 막론하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허나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에 대하여 대답하라고 하신다면 저의 경우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어느 정도는 비율로 나타내는 인체에 대한 지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식으로 말한다면 제가 나름대로 많이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으로서 어느 인체를 막론하고 동일한 경우는 없습니다. 어디가 달라도 다르며, 어느 기능이든 전부 다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불가능에 도전한다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나 있을 수 있는 오만이며 이러한 오만은 선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주를 통털어 우주만큼 복잡한 것이 있을 수 없으나 인체 역시 이에 버금가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고, 아니 이보다 더 복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들이 게놈 프로젝트니 하면서 인체의 유전자 구조를 풀어 다양하고 새로운 해법으 제기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역시 상당한 경지에 이른 선인들의 세계에서 볼 때 우스운 것입니다.
선인들도 전부 풀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신비를 하물며 인간들이 푼다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을 있도록 하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란 그리 간단히 창조된 것이 아니며 수많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인들 중 상당한 경지에 오른 분들도 스스로 우주의 일부에 대한 창조자이자 구성원이면서도 우주에 대하여 전부 알고 있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인체가 자신의 것이면서도 전부 알 수 없거니와 전부 알아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설령 전부 알았다고 생각해도 전파할 수단이 없으므로 이 또한 모르는 것과 같아 역시 전부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인체란 그만큼 복잡한 것이며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바로 각각의 인간들이 가야 할 길이 그렇게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각각의 인간들이 앓고 있는 질병도 전부 다르며 이 병이 외부적으로는 동이해 보여도 각각의 처방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질병은 이로 인한 배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며 이 배움을 익히고 나면 낫는 것이지 인간의 의술로서는 대증 처방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견 나은 듯이 보여도 깊은 곳에서는 낫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질병을 뿌리뽑는 것은 인간의 습관과 마음가짐인 것입니다.
마음가짐이 올바르면 마음이 평온해져서 인간으로서 자신의 할 바를 다할 수 있도록 하여 주는 것이며 이러한 결과가 자신을 구해주는 것입니다.
만병에 대한 가장 강력한 처방은 바로 마음을 편안히 가질 수 있도록 하여주는 것입니다.
[3장 몸을 교재로 공부하는 수련생들,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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