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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행복 이야기

상대방 마음의 방어기제를 이해하라

by 날숨 한호흡 2008. 11. 30.

 

 

강도도 나그네도 칼을 가지고 있지만 강도는 약탈을 위해,

나그네는 자기방어를 위해 가지고 있다.

- 오비디우스 -

 

 

 

 

 

 

'코끼리는 자신의 상아를 불편해 하지 않는다' 는 오랜 속담이 있다.

우리가 보기엔 별 쓸모도 없어 보이는 커다란 것이 얼굴에 달려 있어 거추장스러울 것만 같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크건 또는 하찮건 간에,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인 이상 그들에겐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다.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왕자의 별에 피어 있던 장미는

여행을 떠나는 왕자의 걱정을 덜어준다며 자신의 조그만 가시를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커다란 짐승들은 두렵지 않아. 내겐 날카로운 손톱이 있으니까."

 

그 조그만 가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꽃들이 공연히 심술을 부리는 것" 이라고 사람들은 가볍게 치부한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했다.

"꽃들은 연약해, 순진하고, 꽃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거야.

가시가 있으면 무서운 존재가 되는 줄로 믿는 거야..."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엉뚱하거나 과도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모르고,

그저 말리거나 흉을 보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담스럽고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 여러 행동은

대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실 누구나 눈에 띄건, 띄지 않건 그러한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다.

외부 세계와 타인들에 도사리고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방어본능은

사람에 따라 좀더 특이하거나 거추장스러운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외부로부터 너무 높은 벽을 쌓고 사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마음에 어느 정도의 자기방어는 필요하다.

그 필요를 인정할 때 우리는 스스로와 타인을 좀더 잘 이해하게 되고,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 이지드로 페르낭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