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회원님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했는데 애인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회원님이 계시더군요.
식사를 하면서 그분 마음을 보니 70~80%가 비어 있었습니다.
마음을 차지하고 있던 것들이 그만큼 비워진 것이지요.
그러니 얼마나 가볍겠습니까?
그전에 한 사람이 마음의 70~80%를 차지하고 있었을 때는
얼마나 바윗덩어리같이 무거웠겠어요?
그것이 마음 밖으로 옮겨졌더군요.
남자니 여자니 하는 애인들은 어찌 보면 애물단지입니다.
짐이고 화물입니다.
그것도 냄새나는 짐, 악취 나는 화물입니다.
그것이 자신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애인들의 실체입니다.
창고에 들어갔는데 냄새나면 "아휴~" 하면서 문 열어 놓지 않습니까?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에 들어있는 그 짐들이 원래부터 악취가 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되씹고 얽히고설키다 보니까, 몸싸움, 마음싸움, 기싸움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일 겁니다.
고깃덩어리가 오래되면 부패하잖습니까?
처음에는 멀쩡하게 들어왔는데 살다 보니까 부패해서 악취가 나게 된 것이지요.
그걸 끌어안고 있었으니 얼마나 무거웠겠습니까?
자꾸 버리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아무리 버리라고 말씀드려도 실감이 안 나니까 다 끌어안고 있는데,
어느 순간 버릴 때가 있을 겁니다.
탁 내려놓으면 자기도 모르게 가벼워질 것입니다.
'아, 내가 그동안 이렇게 무거웠구나' 하면서요.
아마 바윗덩어리를 내려놓은 것처럼 홀가분한 마음이 들 겁니다.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겠지요.
그런데 한 번 마음속에서 들어냈다 해서 그게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날 보면 또 들어와 있습니다. 미칠 노릇이지요.
그러니까 수시로 점검을 해야 합니다.
방심하면 어느새 들어와 있습니다.
그렇게 집요한 것입니다.
[ 4장 사랑에 실패란 없다. 16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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