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쌓아온 감정의 교류란 너무나 집요한 것입니다.
10년을 사귀었으면 헤어지는 데도 10년이 걸립니다.
함부로 마음 주고 정줄 게 아닌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남자가 여자를 배신했습니다.
같이 "헤어지자" 하면서 헤어졌으면 괜찮은데 동의 없이 배신했습니다.
그러면 그 원망하는 마음을 삭히는 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10년을 사귀었으면 헤어지고 백지 되는 데 10년이 걸립니다.
보통 사람들이 술 먹고, 담배 피고, 딴 데 가서 바람피우고.....,
이렇게 온갖 일을 다하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는 데 그래도 해소가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내가 잘못했다, 살려 달라" 이런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닙니다.
내가 한 번 품었던 마음은 그 사람 소관이 아닌 내 소관입니다.
사실 그 사람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하나의 역할을 해준 것뿐입니다.
옆에 있어준 죄밖에 없는 것이지요.
명상을 하시는 분들은 명상을 통해 그런 마음들을 무심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무심으로 만든다는 것은
'너무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죽이고 싶다' 하는 마음을 삭여서
백지 상태로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나? 그 사람이 나한테 어떻게 했지?
이렇게 생각조차 안 날 정도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까지 호흡으로 삭여내고, 버리고, 빨아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햇볕에 널고, 창고에 박아놓고, 꺼내서 태워야 하고요.
다 버린 줄 알았는데 또 꺼내보면 애착이 생깁니다.
그러면 다시 빨아서 넙니다.
이렇게 무심이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 밤낮없이 떠오르던 얼굴이 떠오르지 않고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도록 만드는 과정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 4장 사랑에 실패란 없다. 160쪽 ]
'2. 명상 교과서 >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으로 끊으면 끊어진다. (0) | 2008.07.17 |
---|---|
냄새나는 짐일지도 모른다 (0) | 2008.07.16 |
이별은 짧게, 끊을 때는 미련 없이 (0) | 2008.07.14 |
상대방이 준비가 안 되었다면 (0) | 2008.07.13 |
마음으로 먼저 사과해 보라 (0) | 2008.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