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행복 이야기

[다섯 번째 할 일]영광은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

by 날숨 한호흡 2008. 2. 19.

 

 

 

 

 

 

 

1999년 7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 비행사 세 명이 '새뮤얼 랭글리' 훈장을 받았다.

항공 분야의 선구자인 새뮤얼 P.랭글리(1896년 무인 비행기 시험 비행에 성공, 항공기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인물)의 이름을 딴 이 훈장은 금으로 만든 메달로 1909년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가

처음 받았던 영예의 상징이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지 30년 만에, 우주 비행사들은 영예로운 이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등 세 명의 우주 비행사를 태운 아폴로 11호는

1969년 7월 20일, 달 착륙에 성공하여 우주시대를 열었다.

이들이 달에 머문 시간은 21시간 37분. 그 중 암스트롱은 달에 발자국을 남긴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다. 바로 올드린이었다.

 

달 착륙 성공 기자 회견에서 어떤 기자가 올드린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올드린 씨, 암스트롱 선장이 먼저 달에 내렸는데요, 그가 달에 착륙한 첫 번째 사람이 된 것이

유감스럽지 않습니까?"

 

이 말에 장내가 술렁였다.

하지만 올드린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한 가지 깜박 잊으신 게 있군요. 지구에서 돌아왔을 때는 제가 먼저 내렸어요.

다른 별에서 지구로 온 첫 번째 사람이 바로 접니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올드린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달 착륙' 하면 가장 먼저 암스트롱을 떠올린다.

어떤 사람들은 '선장이었던 암스트롱이 명예를 독차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달에 내렸을 것'

이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가 달에 인류의 깃발을 꽂고 손을 흔드는 사진,

암스트롱일 것이라고 모두 지레짐작하는 그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올드린이라는 사실 말이다.

 

암스트롱은 '달에 선 최초 인류' 사진의 모델 역할을 올드린에게 기꺼이 양보했다.

올드린은 텔레비전을 통해 달 착륙을 지켜본 시청자들을 향해 우주에서 손을 흔든 최초의 사람이었다.

 

또 다른 한 사람, 콜린스는 모선(母船)을 제어하며 우주인을 다른 행성에 착륙시킨 숨은 공로자였다.

그는 아폴로 11호를 성공적으로 귀환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착륙선 이글 호와 본부의 통신 두절로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우주 미아가 될 뻔하기도 했다.

착륙선이 모선으로 귀환했을 때, 연료는 30초 분량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콜린스가 침착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아폴로 11호 계획은 실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올드린과 콜린스는 이런 사실을 기자들 앞에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암스트롱 뒤에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30년 세월이 흐른 뒤, 암스트롱 선장은 랭글리 훈장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저 혼자 감사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은 아폴로 계획에 참여했던 모든

관계자를 대신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할 49가지,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