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라 무제가 달마스님을 뵙고 물었다.
"나는 즉위 이래 무수히 절을 짓고 불상을 조성하고 경전을 판각 서사하고
스님들을 공양하기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했습니다.
이런 나에게 얼마만한 공덕이 있겠습니까?"
이 때 달마스님은 한 마디로 대답했다.
"무공덕!"
무제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반문한다.
"아니, 그토록 불교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는데 어째서 공덕이 없다고 하십니까?"
달마스님은 태연히 대답한다.
"그런 공덕은 다만 생사 윤회 속의 조그만 결과에 지나지 않아,
언젠가 흩어지고 말 것들이오. 그런 공덕은 마치 물체를 따르는 그림자와 같아서,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있는 것이 아니오."
"그럼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인가요?"
"청정한 지혜는 심오하고 온전해서 그 자체가 텅 빈 것,
이와 같은 공덕은 세속적인 명예욕을 가지고서는 구해도 얻을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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