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탁발승이 있었다. 청정하게 명상에 들어있던 그는
문득 자기 옆에 웬 귀신이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렇게 물었다.
"이봐, 자넨 여기 앉아 뭣하려는 건가. 여긴 장난칠 일도 없고,
그런 장난에 놀아날 사람도 없을 텐데 말야."
그러자 귀신이 상을 잔뜩 찡그리며 대답했다.
"나도 이제 수행이나 하려고 그러오."
탁발승은 웃었다.
"왜, 마음이 변하기라도 했나?"
귀신이 한숨을 쉬었다.
"그게 아니라, 이젠 나보다 더 장난에 능숙한 자들이 많아져서 그런다오.
나는 실직을 했소. 이미 수많은 괴상한 이론가와 철학가들이 등장하지 않았소?"
[수피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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