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晋)나라 때 혜원이라는 스님이 노산에 숨어 살고 있었다.
혜원 스님은 거기에 숨어 살면서 산에서 한번도 내려오지 않고,
혹 손님이 오더라도 호계라는 시냇물이 있는 다리까지만 배웅을 할 뿐
절대로 다리를 넘는 일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유가(儒家)의 시인 도연명과 도교의 육수정이 노산으로 혜원 스님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서로 종교는 달랐지만 뜻이 통하여 활달하게 담론을 주고 받았다.
마침내 두 사람이 돌아가계 되자 혜원 스님은 배웅을 나가게 되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그만 금기로 여기던 호계의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다리 위에서 그것을 깨달은 혜원 스님은 그만 껄껄 웃음을 터뜨렸고,
두 사람도 함께 즐거이 웃었다.
[숭어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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