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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무심

[자유로운 가족]고정된 것 바꾸기

by 날숨 한호흡 2007. 6. 4.

 

 

 

 

 

나이가 들수록 가치관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김용옥 교수가 TV에 나와서 강의하는 걸 보니

'나이 든 사람은 싫고, 젊은 사람만 제자로 받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고정되고 점점 더 굳어지거든요.

명상을 하면서도 자꾸 비워내야 되는데,

할수록 점점 가득 찹니다.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너무 확고해서 비우지를 못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은 아직도 정형적입니다.

부모 자식 관계도 그렇고 시집과의 관계도 아주 답답한데

그걸 그렇게 못 바꾸더군요.

대만만 해도 훨씬 개화가 돼서,

어떤 영화에서는 아들이 미국 남자와 동성연애를 하는데도 그냥 넘기더군요.

우리나라 영화 같으면 부모가 너 죽고 나 죽자 했을 텐데.

 

드라마 작가들은 대부분 여자인데,

드라마가 왜 그렇게 정형적이냐 하면 피디들이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피디뿐만 아니라 그 위에 국장, 사장까지 다 남자입니다.

드라마가 워낙 광고주 노릇을 하다보니까 사활을 걸지 않습니까.

방송국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그러니까 사장부터 캐스팅에 관여할 정도로 관심이 많습니다.

 

이야기가 조금만 다르게 전개되면 위에서 제동을 걸고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 주문을 합니다.

작가 마음대로만 쓸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 간의 대화도 여자는 으레 '그러셨어요, 저러셨어요?' 합니다.

남편이 같이 존댓말 하면 '쪼다 남편'이라고 합니다.

여자가 남자한테 반말하는 경우는 학교 동창생이거나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대사 때문에 저도 많이 싸웠습니다.

처음에 존댓말 하는 남편을 썼더니 바보도 아닌데 왜 존댓말을 쓰느냐고 하더군요.

피디가 일단 자기 맘에 걸리니까 얘기를 하는데,

그게 자기 의사라기보다 시청자들이 항의를 하니까 그러는 겁니다.

 

'선생님, 대세대로 하시죠' 그러더군요.

여성개발원에 계셨다는 건 잘 알겠는데 그래도 튀지 않으시는 게 좋겠다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그래요.

드라마에서 며느리가 시부모한테 바른 말 좀 하고 그러면

시어머니들이 그렇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한다고 그러더군요.

 

 

[무심 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