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공자님 말씀에, '시골 마을 촌장 한 명이 나오려면 바보 천 명이 있어야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촌장이라는 지도자 한 명을 만들려고 해도
그만큼 도와주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역할이 그런 역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게 의미가 없는 일이냐? 아닙니다.
집 지을 때 다 기둥하고 서까래 된다고 그러면 누가 자갈이나 모래가 되고,
누가 시멘트가 되겠습니까.
사람마다 역할이 다릅니다.
자기 자리를 찾으십시오.
내 인생에서는 내가 주인공이지만 사회에서 한 부분을 이룰 때는 내 역할이 서까래인가,
기둥인가, 모래인가 자갈인가 아셔야 합니다.
모래나 자갈은 남을 엮어주고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주 속에서 존재할 때는 다 자기 역할이 있습니다.
길거리에 보도블럭들이 다 그자리에 놓여 있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다 같은 자리에 있지 않고 어떤 것은 여기 있고, 어떤 것은 저기 있는데
그게 자기 자리입니다.
만약에 어떤 보도블록이 튀어나와서 다른 보도블록 위에 얹혀 있다면
남의 자리를 침범한 게 되고 이미 자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겁니다.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서 서야 됩니다.
명상은 그렇게 자기 자리를 찾는 과정입니다.
한 10년전에 조사해 보니까 우리나라의 직업이 2만여 종이나 되더군요.
그때 미국의 직업을 보니까 20만 종이었습니다.
그만큼 사회가 다양한 것입니다.
그때 이미 '발 전문점' 같은 것이 있었는데,
다 자기들이 찾아낸 일들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 사회는 참 획일적입니다.
직업이라고 그래 봐야 별로 많지 않습니다.
삶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죠.
그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합니다.
창조적으로 일을 찾아내서 남에게 도움을 주고,
남들 안하는 것도 해보십시오.
할 일이 많아서 과로운 사람 못지않게 자신의 일을 찾지 못해 괴로운 사람이 참 많습니다.
자신의 에너지 쏟을 곳을 반드시 마련해서 창조적으로 에너지를 잘 쓰시기 바랍니다.
[무심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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