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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활의 발견/하루하루이야기

편지3..

by 날숨 한호흡 2015. 10. 13.

 

 

 

 

 

 

편지3..

 

 

 

 

 

 

 

눈이 부신 봄날입니다.

 

 

어느새 나무의 파란잎이 자라 푸르름의 극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겨울내내 웅크렸던 새싹들이 앞을 다투어 봄을 만들어 갑니다.

 

아지랑이 솔솔 피어오르는 열열하고 따스하고 온갖 희망이 부플어 오른 이 땅에,

 

당신은 나와 함께 입맞춤을 하지 않으시렵니까?

 

 

내가 봄을 좋아할 수 있는 건 당신이 봄과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의 희망, 열열함, 따스함이기 때문에 봄과 같습니다.

 

사랑은 또하나의 사랑을 매일매일 만듭니다.

 

사랑의 힘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만큼 신비합니다.

 

 

나의 전부가 된 당신에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모든 감사한 것들을 함께 하겠습니다.

 

이렇게 푸르른 하늘을 가진 오늘,

 

이렇게 향긋한 공기를 가진 오늘,

 

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하겠습니다.

 

봄의 햇살을 안은, 라일락 꽃향기를 가득 안은 4월 26일의 봄날에

 

당신에게 핑크빛 내 마음을 전합니다.

 

 

 

봄날 만큼이나 사랑을 그득실은 내가

 

 

 

 

 

 

 

 

 

1996년 4월 27일.. 서울 대방동 천주교회에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위 편지는 결혼 전날 26일, 회사에 출근한 아내가 나에게 준 편지다.

 

평소 손글씨로 이쁘게 단장한 편지를 즐겨 주었지만..

 

이날 만큼은 꽤나 바빴는지 타이핑 글씨였다..

 

아내와 나는 사내 연애로 3년간 진~하게 사랑하고 결혼했다.

 

 

아마도 하늘아래 인간들 중에서 부모님을 제외하고

 

이 사람만큼 지금까지 나를 사랑한 이는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겉으로는 허울좋은 사랑을 내세우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시기와 질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나 많이 경험한 지금..

 

아내의 이 옛 편지가 전해주는 느낌은 더욱 각별하다..

 

 

....

 

 

 

우주를 배우고 하늘을 공경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옆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왜냐면 그들이 바로 우주고 하늘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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