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3..
눈이 부신 봄날입니다.
어느새 나무의 파란잎이 자라 푸르름의 극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겨울내내 웅크렸던 새싹들이 앞을 다투어 봄을 만들어 갑니다.
아지랑이 솔솔 피어오르는 열열하고 따스하고 온갖 희망이 부플어 오른 이 땅에,
당신은 나와 함께 입맞춤을 하지 않으시렵니까?
내가 봄을 좋아할 수 있는 건 당신이 봄과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의 희망, 열열함, 따스함이기 때문에 봄과 같습니다.
사랑은 또하나의 사랑을 매일매일 만듭니다.
사랑의 힘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만큼 신비합니다.
나의 전부가 된 당신에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모든 감사한 것들을 함께 하겠습니다.
이렇게 푸르른 하늘을 가진 오늘,
이렇게 향긋한 공기를 가진 오늘,
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하겠습니다.
봄의 햇살을 안은, 라일락 꽃향기를 가득 안은 4월 26일의 봄날에
당신에게 핑크빛 내 마음을 전합니다.
봄날 만큼이나 사랑을 그득실은 내가
1996년 4월 27일.. 서울 대방동 천주교회에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위 편지는 결혼 전날 26일, 회사에 출근한 아내가 나에게 준 편지다.
평소 손글씨로 이쁘게 단장한 편지를 즐겨 주었지만..
이날 만큼은 꽤나 바빴는지 타이핑 글씨였다..
아내와 나는 사내 연애로 3년간 진~하게 사랑하고 결혼했다.
아마도 하늘아래 인간들 중에서 부모님을 제외하고
이 사람만큼 지금까지 나를 사랑한 이는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겉으로는 허울좋은 사랑을 내세우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시기와 질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나 많이 경험한 지금..
아내의 이 옛 편지가 전해주는 느낌은 더욱 각별하다..
....
우주를 배우고 하늘을 공경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옆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왜냐면 그들이 바로 우주고 하늘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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