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서러움
외로움..
선인仙人은 정제된 외로움과 그리움, 서러움을 아는 사람이다.
아무렴 굳어진 가슴으로 무슨 사랑을 할 터이냐.
우주 안에 외로움을 아는 자가
비로소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요,
그리움을 수시로 느끼는 자가 바로
본향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서러움을 아는 자야 말로
진정 타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리.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잔잔히 바라보고 즐길 수 있겠니.
외로움을 즐기라고 하였거늘,
기회가 올 때마다 외면을 하는구나.
그 안에 침잠해서 고요히 푹 빠져 본다면
네가 온 곳을 향한 강한 이끌림으로
저도 모르게 호흡이 깊어지리니
아이야, 외로움이 찾아오면
반갑게 앉아 보아라.
그곳에서 트이고 가게 되는 곳이 있으리니
그저 한없이 노를 저어라.
가고 가다 보면
네가 닿은 그곳에 황금빛 꽃 피어나
그간의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리라.
너의 온갖 서러움이 꽃으로 화하리라.
그리움이 정녕 그곳에 닿아
하늘을 돌아 하늘로 가는 길로 안내하리라.
하늘을 돌아 보아라.
우주의 외로움으로 들어 보아라.
우주는 그 외로움으로
버티고 존재하느니라.
저기 어린 눈망울들이 하나같이 반짝거리며
외로움, 서러움, 그리움으로
아롱거리는 것이 보이지 않니.
하늘하늘 날아서 꽃을 피워 주어라.
너의 있는 자리가 그런 꽃밭이 되게 하여라.
그런 존재가 되어라.
그리하여 그 모든 외로움과 그리움과 서러움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보답 받으리.
실로 황금빛으로 찬란할
하늘의 성일러니
그것을 보리라.
그곳에 닿으리라.
기쁨의 춤을 나와 함께 추리라.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