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재상의 집에 태어나 장성한 후에는 왕의 스승이 되었다.
그 왕은 시도 때도 없이 말하기를 몹시 좋아했다.
그래서 왕이 한번 입을 열면 다른 사람은 전혀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보살은 어떻게 하면 왕의 이와 같은 버릇을 고쳐줄까 하고 궁리를 했다.
마침 그때 히말라야 밑에 있는 한 호수에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거기에 백조 두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날아와 서로 친해졌다.
하루는 백조가 거북이에게 말했다.
"우리가 살던 히말라야 중턱에는 눈부신 황금굴이 있는데 우리와 함께 구경하러 가지 않겠소?"
"내가 그 먼데까지 어떻게 갈 수가 있어야지요."
"우리가 그 먼데까지 어떻게 갈 수가 있어야지요."
"우리가 당신을 데려다 드리지요. 당신이 입을 다물고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는다면요."
거북이는 다짐했다.
"입을 다물겠소. 제발 소원이니 나를 그 황금굴에 데려다 주시오."
두 마리 백조는 나뭇가지 하나를 거북의 입에 물린 후 가지들은 그 양쪽 끝을 물고 하늘을 날았다.
백조가 거북을 데리고 가는 모양을 쳐다보고, 동네 아이들은 떠들어 댔다.
"야, 저것 봐라. 거북이가 백조에게 물려가고 있네."
거북이는 자신이 백조에게 물려간다는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했다.
꼬마들에게 욕을 해주고 싶었다.
"친구가 나를 데리고 가는데 너희놈들이 무슨 참견이야. 이 고얀놈들...."
거북이는 말을 하고 싶어 물었던 나뭇가지를 생각없이 놓아버리자, 그만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때 백조는 빠른 속력으로 궁전의 상공을 지나가던 참이었다. 왕은 궁전 뜰에 떨어져 조각난 거북이를 보고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어떻게 되어서 거북이가 떨어져 죽었을까요?"
지혜로운 스승은 차근차근 대답하였다.
"이 거북이와 백조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였을 것입니다. 백조가 거북에게 히말라야로 데려다 주겠다고 입에 나뭇가지를 물리고 공중을 날았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말 많은 거북이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어 무엇을 지껄이려 하다가 나뭇가지를 놓아버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중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은 그 말 때문에 언젠가는 이와 같은 불행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 후부터 왕은 말을 삼가게 되었다. <자티카 215>
[원한을 원한으로 갚지 말라,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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