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과 함께 사는 상인이 있었다.
상인은 아들을 너무나도 사랑했다.
어느 날, 상인은 돈을 벌기 위해 멀리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 사이 산적들이 마을을 덮쳤다.
마을을 노략질한 산적은 집들을 모두 불태웠고, 상인의 아들을 유괴해 멀리 달아나 버렸다.
상인이 마을에 돌아왔을 무렵, 마을에는 잿더미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사색이 된 상인은 아들을 찾았지만 그가 찾은 건 잿더미 속에서 까맣게 타버린
한 어린이의 시신뿐이었다.
상인은 그 시신을 자신의 아들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때리며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그는 아들의 시신을 화장했다.
삶의 유일한 이유였던 아들이었다.
이제 한줌 재로 변해버린 아들의 유해를 아름답고 작은 벨벳 보자기에 담았다.
그는 어디를 가든지 그 보자기를 가지고 다녔다.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일을 할 때도 그 보자기를 몸에 지니고 다녔다.
3개월 후 아들은 산적으로부터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밤을 새워 달려 살던 마을로 돌아왔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지은 새 집의 문을 두드렸다.
불쌍한 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아들이라 여긴 이의 유해 보자기를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아빠! 저예요. 아빠 아들이 돌아왔어요."
아들은 소리쳤다. 그러나 아버지는 냉정하게 소리쳤다.
"썩 꺼지거라. 귀찮게 하지 말란 말이다."
그는 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아들은 그곳을 떠났고, 아버지는 아들을 영원히 잃어버렸다.
이 이야기를 마친 후 붓다는 말했다.
"삶의 어떤 시점에서 어떤 생각이나 인식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면, 마음의 문은 닫히고 만다.
그렇게 되면 진리를 찾는 여정 또한 끝난다.
당신은 진리를 찾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진리가 다가와 자신의 문을 두드릴 때에도
진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하나의 생각에 머문 집착은 진리에 이르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 파워(Power) - 틱낫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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