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세계란 아주 유능한 전문가가 다뤄야 되는 분야입니다.
말 한마디 해줄 때 아주 적시에 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러려면 그 사람의 상태를 다 파악하고 있어야 됩니다.
보통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편견에 의해 얘기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굉장히 건방져서 눈에 거슬린다면
겸손하라고 옆에서 충고를 해 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현재 그분의 공부는 그게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지금은 마음껏 교만해도 되는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 교만함을 가지고 뭔가를 해야 되는 시점일 수도 있단 말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
옆에서 보기 싫다고 계속 겸손하라고 하면 혼돈이 옵니다.
겸손하다고 다 좋으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겸손이라는 게 그렇게 의욕적인 상황은 아니거든요.
인생에서 한참 무언가를 이루어야 될 때
다 양보하고 낮아지다 보면 이루지를 못합니다.
그 사람은 지금 기운이 용솟음치고 주체할 수 없이 막 하고 싶은 힘으로
뭔가를 해야 되는 시점일 수 있는 겁니다.
저는 늘 '마음에 대해서 비전문가가 개입하는 것은 범죄다' 그럽니다.
남에게 말 한마디라도 해준다는 것은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일입니다.
적시에 해야 되고 상처를 주면 안 됩니다.
어디 부딪쳐서 가벼운 생채기가 나도 아무는 시간이 필요한데,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깊은 상처를 입히는 건 더합니다.
마음의 세계는 한 번 깊은 상처를 입으면 아무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무심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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