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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행복 이야기

가난한 예술가의 행복

by 날숨 한호흡 2007. 9. 28.

 

 

 

                천상병 시인 얘기 아시죠.

                하루에 천 원인가를 부인한테 타가지고 나와서

                차 마시고 밥 먹고 술 마시고 다 합니다.

                그런데 무슨 특별한 날에는 이발도 해야 되고 그러니까 더 달라고 떼쓰고,

                이런 얘기가 시에 나옵니다.

                구박받는 것을 상당히 즐거워하시더군요.

                왜냐 하면 그렇게 자기한테 용돈 줄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 분들이 시인입니다.

 

                이상 시인의 이야기를 보십시오.

                화류계 여성에게 얹혀 살면서 굉장히 행복해합니다.

                바라는 게 없기 때문이죠.

                그저 술 한 잔 마시면 되고, 누워서 잘 데 있으면 행복합니다.

 

                지금 제일 인기 있는 시인이 이상입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몇십 년 동안 계속 그래요.

                또 가장 인기 있는 화가는 이중섭인데,

                그분도 그렇게 살다 가셨습니다.

 

 

 

 

 

                EBS에서 가끔 세계의 화가들을 순례하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합니다.

                엊그제 르누아르 편을 봤는데 고흐가 나오더군요.

                고흐가 너무너무 가난해서 물감 살 돈도 없는 형편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르누아르가 먹을 것을 고흐에게 가져다주는데, 르누아르 부인이

                우리도 먹을 게 없는 형편에 거기 퍼다 주냐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 걸 딛고 이룬 겁니다.

                자기 원하는 건 돈 버는 게 아니고 그림 그리는 거니까,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그림을 그린 겁니다.

                지금은 고흐 그림 하나에 몇 백억씩 되지만 당대에는 그렇게 가난했습니다.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은 한 가지로 끝을 보는 분들입니다.

                옆에서 흔들면 같이 흔들리기 쉬운데, 내내 초지일관하시는 분들이

                후세에 길이길이 작품을 남기시더군요.

 

 

                 [무심 12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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