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1..
명상을 하면서 몇 년간 끊었던
낚시에 다시 몰입하여
곳곳의 강, 호수, 계곡을 다니고 있다.
또 다른 살생이라 여겨 중지했으나
아주 드문드문이지만..
돌이켜 볼 때마다 나를 분노케 하는 존재 몇몇들을
마음으로나마 해코지 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치유를 위해 다시 시작한 낚시가
자연과의 교감으로 점차 바뀌고 있고..
나의 해코지를 받으면서도 자연은
오히려 나를 더욱 감싸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의 실체를 보여 준다.
그만큼 처절함과 고통에 익숙해 있다는 것..
낚시를 통해
생태계의 냉정함을 배우고
평화로워 보이는 자연의 실체가 생존을 위한 투쟁만이 존재하며..
내 눈에 보이는 그 평화와 아름다움이
자연 속 각 존재들의 생존을 위한 치열함의 끝에서 나온 것이며..
정작 그들은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전혀 모르고
그들에게 평화란 아예 없으며..
그들 모두가 고난 뿐인 자신들의 일생을 무심으로 받아들임으로서만..
이 지구별의 자연, 생태계가 유지됨을..
온 몸으로 배운다.
자연, 그리고 그 안의 각 존재들은 나에게 묻는다.
자신들만큼..
치열한가?
그 치열함을 통해
자연의 일부로 아름다우며
그 흐름의 하나가 될 수 있는가?
라고..
그리고
그럼으로써
내 분노의 대상들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가?
자신들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나를 받아주듯이..
오히려
나 자신이 용서를 구할 대상들이 훨씬 더 많음을,
감사해야 할 존재들이 더 많음도
알려주고..
그 한없는 부족함의 끝에서
여전히 내가 그 자리에 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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