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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수선재 명상편지

내가 사랑하는 남자

by 날숨 한호흡 2010. 1. 18.

내가 사랑하는 남자



내가 사랑하는 남자는 나를 가장 많이 닮았습니다.
아니 내가 그를 닮았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는 나를 가장 많이 알기도 하지만,
나를 가장 모르기도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그 사람은 바로 나의 아버지입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것...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미워하지 마라. 너도 부모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나요?

사랑보다는 미움이 컸다고 생각했지만
그 미움조차도 좀 더 사랑을 얻고자 했던
투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나는
세월의 무게를 견뎌낸 굽어진 작은 등을 보고서야
비로소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낍니다.

때로는 눈물로 채워졌을 아버지라는 자리......
젊은 시절의 자존심과 야망을 눈물에 담구어
아무도 몰래 그 눈물을 삼키셨을 아버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분이 바로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제가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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