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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수선재 명상편지

겨울냄새

by 날숨 한호흡 2010. 1. 11.

겨울냄새



겨울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날짜를 보아도 알 수 있고
하루가 다르게 싸한 날씨에서도 알 수 있지만,
또하나, 냄새로도 알 수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 흠흠~
들이쉬고 내쉬어지는 숨을 따라
겨울의 냄새가 실려 옵니다.
떨어진 낙엽 냄새,
알싸한 찬 공기 냄새,
그리고 겨울만의 거리 냄새...

흠흠~ 이건 무슨 냄새지요?
겨울거리 풍성한 진미를 실은
리어카의 반가운 등장이군요.
달큰한 풀빵 냄새, 군고구마, 군밤의 냄새~

뜨거운 빵틀에서 쏙 하니 뽑아지면
배 가득 검은 단팥을 물고
나란히 열 맞춰 진열되는 노릇노릇 붕어, 잉어.
저기저기 큰 들통을 개조해 만든
군고구마 리어카도 보입니다.
손잡이가 달린 구멍을 당기면
단물 헤~ 흘리며 딸려 나오는 노란 고구마.

붕어를 데려갈까, 고구마를 사 갈까..., 아님 군밤?
주머니 몇 천원으로도 이미 나는 세상없는 부자.
기다리는 가족들 생각에 꼭 품어안고
종종 잰걸음을 옮깁니다.
품안의 온기로 추위에 움츠려졌던 등이 펴지고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쌀쌀한 겨울바람 사이,
우리는 지금 겨울만의 풍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 '명상일기' 는 명상과 일상생활에 관한 수선재 회원들의 자기 성찰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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