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눈을 뜨면 나는 수련을 통하여 길 떠날 준비를 한다.
그 날의 상태에 따라서 배낭과 모래주머니를 점검하는 것이다.
모래주머니에는 온갖 걱정거리들이 담겨 있고,
배낭에는 여행에 필요한 잡동사니들이 담겨 있다.
수련을 하면서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주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지를
출가를 한 입장에서 가족과 가까운 분은 여전히 무거운
짐이 되고 있으며, 왜 몸은 날아갈 듯이 가뿐해지지 않는지를...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그것들이 나의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내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임을 알게 되었다.
전쟁 중 태어날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 온 내게 부양해야 할 가족과
목숨을 걸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없었다면
나는 진즉이 생을 마감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훌륭한 건강을 타고 났었다면
나는 아마도 노는 일에 바빠 수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후로는 그 날의 체력에 따라
모래주머니의 모래를 가감할 줄 알게 되었다.
또, 준비성과 책임감이 많은 나는 늘 체력에 비하여 배낭이 무거웠었다.
배낭에는 먼 길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옷가지들과
책, 음식, 구급약, 심심할 때를 대비한 취미생활 도구,
같이 가는 분들을 위한 물품들이 가득 넣어져 있었다.
몇 번의 여행을 통하여 최근에는 배낭을 가볍게 꾸리는 지혜를
터득하는 중이다.
5백 억년이 이웃인 우주에서도 가장 정점에 있는 선계로의 여행에서
우리 친구들은 배낭과 모래주머니의 짐과 모래를 적절히 배분하여
다 같이 즐거운 여행을 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수선재, 책'생애 최고로 행복한 기회를 잡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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