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혼畵魂》이라는 영화를 보신 적 있나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중국 영화인데, 공리가 창기娼妓 출신 화가로 나옵니다.
원래는 창기가 아니었는데 부모가 너무 가난한 나머지 딸을 기방에 팔았습니다.
운 좋게 창기가 되자마자 그 지역에 부임해 온 관리와 사랑을 하게 됐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 후처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임신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기방에서 불임이 되게 하는 약을 먹였던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도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 남자의 고향에는 본처가 있었는데 공리가 남편이 부르는 것처럼
편지를 써서 그녀를 올라오게 합니다.
남자가 안 만난다고 질색을 하는데도 억지로 방 안에 들여서 동침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옆방에서 옷을 벗더군요.
무엇 하려나 했더니, 거울 앞에서 붓을 들고 자기 자신을 그리더군요.
그 장면을 보고 제가 '참 멋지다!'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방법이더군요.
그게 바로 제가 예전에 말씀드린 바 있는 '지감止感' 입니다.
그렇게 마음의 동요가 없는 상태, 느낌을 멈춘 상태가 지감인 것이지요.
이른바 "돌부처도 돌아앉는다" 고 하는 상황이잖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게 참 괴로운 일이지요.
마음이 죽을 것 같이 아프고, 지옥 같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그림을 그리면서 승화시키더군요.
그 후 남자는 본처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여자는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로 떠납니다.
프랑스라는 나라가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같이 그림 그리는 동료도 많이 있어서 밤새워 토론도 합니다.
그중 한 남자가 이 여자를 좋아하게 됩니다.
예전 남자보다 훨씬 멋있고 현대적인 남자입니다.
그런데 여자는 거절하더군요.
자신은 이미 마음을 두고 있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도 자신만을 생각해 주므로, 딴 남자를 받아즐이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는 계속 그림만 그리면서 고독하게 혼을 불태웁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삭히면서 그림으로 불태웁니다.
세월이 흘러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보니까,
남자는 본부인에게서 아들뿐 아니라 줄줄이 아이를 낳고 잘 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고독하게 남자만 생각하면서 그림으로 불태웠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도 여자는 전혀 흔들리지 않더군요.
남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본처의 입장도 이해하더군요.
아이들을 안아 주면서 아주 예뻐합니다.
바라보는 눈빛에 질투가 전혀 없습니다.
명상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런 사랑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합니다.
상대방이 그런다고 나도 맞바람을 피우면 삼류가 되지만,
승화시키면 예술이 되는 것입니다.
영화 속의 여자는 명상도 안 했는데 그런 경지에 가있더군요.
예술에서 얼치기이면 사랑에서도 얼치기이기 쉬운데 아주 철저하더군요.
예술 쪽으로도 철저했고, 남자가 그러고 사는데도 끝까지 사랑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삼류가 아닌, 예술이나 명상으로 승화시킨 사랑을 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같은 소재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귀해지기도 하고 천박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 4장 사랑에 실패란 없다. 14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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