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붓다가 몇 명의 제자와 숲속에 앉아있었다.
침묵 속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막 토론을 시작하려는 찰나 한 농부가 다가왔다.
농부는 매우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이곳을 지나가는 소를 보지 못하셨습니까?"
붓다가 대답했다.
"네 이곳을 지나가는 소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농부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정말 불행한 사람입니다. 제게는 12마리의 소가 있었는데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오늘 아침에 모두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그것뿐이면 제가 이러지도 않습니다.
얼마전에는 25,000평이나 되는 참깨 밭을 벌레가 다 먹어치워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전 죽을 운명인 것 같습니다.
소도 다 잃고 참깨도 씨가 말랐는데 이젠 뭘 믿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붓다는 농부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정말 안됐습니다만 저희는 이 길을 지나가는 소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에 가셔서 한번 더 찾아보시지요."
농부가 정신없이 가버린 후 제자들을 그윽이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제자들이여, 그대들은 자신이 행운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자네들에게는 잃어버릴 소가 없지 않은가?'
......
플럼빌리지에는 스님과 재가자를 합쳐 300명의 식구가
윗마을과 아랫마을, 새마을이라고 불리는 3개의 마을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이곳 플럼빌리지를 우리들의 소로 삼아
의지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수행한다.
어느 날 3개 마을이 모두 문닫는 날이 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른 곳에서 수련을 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행복은 변함없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소를 한번 깊이 들여다보라.
당신은 일과 모든 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당신이 일을 하는 동기는 행복이다.
당신의 일은 소가 아니다.
당신은 일의 노예가 아니다.
자유인으로서 일하라.
[ 파워(Power) - 틱낫한, 13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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