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주부로 생활하면서 어떻게 금촉을 할 수 있었는가 묻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런데 할 일은 다 했습니다.
밥도 하고 살림도 하고 가족과 같이 밥도 먹습니다.
그런 가운데 반응하지 않는 것이 금촉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늦게 들어오거나, 남편이 술 먹고 늦게 들어 오거나,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오거나 할 때, 그것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 보는데 거기서 더 이상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렇다' 하고선 반응하지 않습니다.
반응해서 계속 주고받고 하면 벌써 접촉을 하는 것이거든요.
기운을 섞는 것입니다.
차라리 산속에 들어가서 혼자서 수련하면 훨씬 더 쉽습니다.
속가俗家에서 할 일 다 하면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잔인한 일이지요.
하지만 해낼 수만 있다면 훨씬 더 빠른 길입니다.
다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기껏 수련을 했는데, 어느 경지까지 갔는데,
속으로 내려오면 공부를 또 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면서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이죠.
『선계에 가고 싶다』의 서문에도 썼듯이, 테니스를 칠 때 백보드를 상대로
혼자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선수를 만나면 다시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상대가 이 선수냐 저 선수냐에 따라 치는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어무리 잘 쳐도 특정 상대에게는 대책이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선수와 연습하면서 더 고수가 되어 갑니다.
공이 어떤 선수로부터 어떻게 넘어와도 맞받아칠 수 있는 이가 고수이죠.
우리 수련은 고수를 만드는 수련입니다.
혼자 백보드에 아무리 잘 쳐도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금촉이란 바로 이런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면서 반응하지 않는 공부입니다.
[3장. 수련, 진화하기 위한 방법 - 지감과 금촉으로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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