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줄 때의 마음가짐은 어때야 하느냐 하면,
내가 저 사람한테 이 돈을 줘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 빌려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하면
천만 원을 빌려주고 나서 안 받을 수 있다 할 때 빌려주십시오.
그런 확신이 없을 때는 거절하시고요.
돈이 없으면 없다고 얘기를 하시고,
돈은 있는데 빌려주기 싫다면 또 그 이유를 얘기하십시오.
싫은 이유가 있을 거잖아요?
"네가 돈을 안 돌려줄 것 같다"라든가
"너의 돈 쓰는 방법에 대해 믿음이 안 간다"라든가.....
그러면 의義가 상하는데 차라리 의가 상하는 게 낫습니다.
믿음 안 가는 상대에게 돈을 빌려줘서
그것 때문에 오래 끌고 서로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할 바에는
진작 관계가 끊어지는 게 낫습니다.
내가 진짜로 믿음이 가서 돈을 빌려줬는데
그 사람이 변해서 그랬든 상황이 안 좋아서 그랬든 돈을 안 갚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누구를 탓해야 하느냐 하면 자기 자신을 탓해야 합니다.
만약 그 사람이 변했다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겁니다.
돈을 받을 기대를 하고 빌려줬을 수도 있고요.
항상 돈은 줄 수 있을 때 빌려주는 겁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정과 관련된 사람일수록 돈하고는 결부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사업상의 사람은 사업상의 사람, 정과 관련된 사람은 정과 관련된 사람, 이래야지
거기에 돈이 결부되면 삼류가 되는 것입니다.
승화시키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는 예전에 누가 자꾸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거절하고 돈을 줬습니다.
예를 들어 "천만 원을 빌려달라"하면 "빌려줄 수는 없고 백만 원을 주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한두 번 정도 주면 그 다음부터는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못하더군요.
가까운 사람끼리는 이런 식으로 서로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과 관련되지 않았을 때는 빌려줄 수도 있는데
그때는 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안 받겠다" 라든가 "꼭 갚아라" 라든가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말로 빚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더 확실히 하려면 문서로 해둬야 하고요.
그리고 자신이 누구한테 돈을 꿨다면 반드시 돌려줘야 합니다.
상대방이 그냥 준 돈이면 안 갚아도 되지만 빌린 돈이라면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계산은 분명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6장 돈을 다스리는 지혜, 2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