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숨 한호흡
2010. 1. 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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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냄새
겨울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날짜를 보아도 알 수 있고 하루가 다르게 싸한 날씨에서도 알 수 있지만, 또하나, 냄새로도 알 수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 흠흠~ 들이쉬고 내쉬어지는 숨을 따라 겨울의 냄새가 실려 옵니다. 떨어진 낙엽 냄새, 알싸한 찬 공기 냄새, 그리고 겨울만의 거리 냄새...
흠흠~ 이건 무슨 냄새지요? 겨울거리 풍성한 진미를 실은 리어카의 반가운 등장이군요. 달큰한 풀빵 냄새, 군고구마, 군밤의 냄새~
뜨거운 빵틀에서 쏙 하니 뽑아지면 배 가득 검은 단팥을 물고 나란히 열 맞춰 진열되는 노릇노릇 붕어, 잉어. 저기저기 큰 들통을 개조해 만든 군고구마 리어카도 보입니다. 손잡이가 달린 구멍을 당기면 단물 헤~ 흘리며 딸려 나오는 노란 고구마.
붕어를 데려갈까, 고구마를 사 갈까..., 아님 군밤? 주머니 몇 천원으로도 이미 나는 세상없는 부자. 기다리는 가족들 생각에 꼭 품어안고 종종 잰걸음을 옮깁니다. 품안의 온기로 추위에 움츠려졌던 등이 펴지고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쌀쌀한 겨울바람 사이, 우리는 지금 겨울만의 풍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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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일기' 는 명상과 일상생활에 관한 수선재 회원들의 자기 성찰의 기록입니다. 명상일기 중 함께 나눌 수 있는 글을 명상편지로 발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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